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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지방 정부와 대북 사업자들에 식량 지원 요청


북한으로 들어가는 중국의 화물 차량 (자료사진)
북한으로 들어가는 중국의 화물 차량 (자료사진)

북한이 최대 식량 지원국가인 중국에서 식량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 내 자국 공관을 통해 동북 3성 지방 정부와 대북 사업 종사자들에게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베이징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이 최근 자국 공관을 통해 중국 지방 정부 등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현지 언론과 대북 사업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은 해외공관에 할당량을 배정해 식량 확보에 나서도록 지시한 상태인데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북한 총영사관에도 옥수수 5천t을 할당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롱장성을 포함한 동북 3성 정부들에 식량 지원을 요청해 각각 1천t씩 지원 받아 3천t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올해 세계 40개국에 있는 자국 재외공관에 식량 할당량을 배정하고 각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중국 내 북한 총영사관이 나머지 식량 할당량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알려진 게 있나요?

답)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식량 할당량 가운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나머지 2천t의 식량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특히 중국 내 조선족 기업인들에게 식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조선족 기업가들은 북한을 상대로 무역을 하거나 북한 현지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북한 총영사관은 이들 조선족 기업인들에게 수천t에서 많게는 1만t 규모의 옥수수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문) 중국 내 조선족 기업인들이 북한의 요청대로 선뜻 식량을 지원해 줄지 궁금한데요, 어떤가요?

답) 대북 사업에 종사하는 중국 내 조선족 기업가들은 북한 총영사관의 요청대로 식량을 지원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식량 수출을 규제하고 있어서 북한으로 보내는 식량에도 세금이 많이 부과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중국내 조선족 기업인들은 북한에 직접적인 식량 지원을 하는 대신 자선단체에 북한 식량 지원을 건의하거나 북한 총영사관에 알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가 최근 중국 동북 3성 정부를 잇달아 방문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식량 확보 노력과 관련이 있겠지요?

답) 네. 리기범 선양 주재 북한총영사는 지난 1월 중 사흘 만에 동북 3성 정부를 모두 방문하고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리기범 총영사는 1월 4일 천정가오 랴오닝 성장을 면담한 데 이어 이틀 뒤인 6일에는 지린성에서 쑨정차이 공산당위원회 서기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다음 날 7일에는 헤이롱장성의 무단장시를 북한 총영사로서는 8년 만에 방문해 북한 노동자 2천 명 파견 내용 등을 논의했습니다.

리기범 총영사는 중국 내 조선족에 대해서도 공을 들였는데요, 지난 달 11일에는 랴오닝성 선양에서 중국 관료들과 각계 조선족들을 초청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경축연회를 열었고, 15일에는 연변 노동자문화궁에서 재중 조선인총연합회가 주최한 김 위원장 생일 경축공연에 참가했습니다.

리기범 총영사의 이 같은 활발한 활동은 식량 확보와 함께 북-중간 경제협력 확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중국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중국의 대북 식량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답) 네. 자연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중부와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곡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될 경우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순조롭지 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실제 중국 당국은 중량과 하량, 중추량, 중팡그룹 등 4대 국영 곡물업체에 수매 제한령을 내려 곡물 가격 안정을 꾀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중국인들이 즐기는 옥수수에 대한 수매 통제가 심한 상황입니다. 중국 당국은 또 해외수입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콩에 대한 수입관세를 기존의 3%에서 1%로 대폭 낮춰 곡물 가격 안정을 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 게다가 중국에서 곡물 가격을 비롯해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지요?

답) 네. 중국에서는 지난 해 물가가 계속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소비자물가는 약 5% 오르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곡물과 고기, 채소를 포함한 식료품의 물가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넘게 상승했습니다. 중국 국영 곡물업계는 최근 3개월 동안 국제 식품가격이 15% 오른 가운데 중국에서 쌀과 밀 가격도 급등하고 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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