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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탈북자 정책 변화 회의적”


중국 내 한국 외교공관에 장기 체류 중이던 탈북자 5 명이 한국에 입국했지만 중국의 탈북자 정책 변화 가능성은 회의적이라고 관련 단체들이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중국 내 외교공관에 머물던 탈북자 5명이 지난 1일 한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언론들은 한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내 한국 영사관에 남아있는 대 여섯 명의 탈북자들 역시 이 달 중 한국에 입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달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한국 측 입장을 존중해 탈북자 문제를 원만히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뒤 이뤄진 겁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탈북자 문제가 국제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대북단체들은 이런 흐름에 상당히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의 말입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탈북자 스스로 대사관에 진입하지 않고 동남아로 계속 갔거든요. 그런데 이런 구도를 깼다는 것은 탈북자가 한국 대사관으로 가도 중국 정부가 그 것을 곧바로 허용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심각한 타격이 될 수 밖에 없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탈북 지원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중국의 탈북자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말입니다.

[녹취: 도희윤 대표] “후진타오가 한국을 왔다가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하나의 제스처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봅니다. 당장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전혀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한국 공관에 있는 탈북자를 보내주는 조치로는 환영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갈 과제이지 이 것이 어떤 중요한 메시지라고 저희들은 절대 보지 않습니다.”

중국은 탈북자들을 외교공관에 장기간 묶어 둠으로서 탈북자 연쇄진입의 고리를 끊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최근에도 동북 3성 지역 뿐아니라 산시성과 윈난성 등 여러 지역에서 탈북자들이 체포되고 있다며, 개선 기미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탈북자들을 오랫동안 지원해 온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중국 나름대로는 원칙을 갖고 있고 그 원칙에 따라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 제기가 나오면 상투적으로 혹은 외교적 언사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원칙을 정확히 지키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부터 북한 체제 문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고리가 탈북자 문제이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외부의 압력이 들어온다고 해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결하는 부분이 있지 않았고 대통령이 언급한다고 해서 좀 더 빨라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납북자와 6.25 전쟁 국군포로를 구출하는 단체 역시 회의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년에 가까운 대기 끝에 지난 1일 한국에 입국한 국군포로의 딸 백영옥 씨 가족을 지원했던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다시는 한국 외교공관을 통해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구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성룡 대표] “제가 여기서 처음으로 말씀드리면 납북자, 국군포로는 앞으로 영사관에 안 넣습니다. 이건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넣어서도 안되고. 조용한 식으로 해서 3국으로 돌려야지, 이제 납북자, 국군포로라고 해서 중국이 봐주냐. 절대 아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의 비인도적 자세 뿐아니라 한국 정부의 보호 의지와 전문성, 외교력 모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들을 몇 년씩 공관 안에 머물게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회의적인 시각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개선 모임의 김희태 국장은 최근 중국 내 한국 공관 진입을 포기한 국군포로 가족을 제3국으로 안전하게 피신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국군포로 가족이 북경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구요. 또 최근 보도를 보면 3년 이상 머물고 있는 국군포로 가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 가족분이 한국대사관 행을 포기하고 저희 단체에 도움을 청해서 구출을 한 뒤 남방을 통해 제3국에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일부 지원단체들은 그러나 중국의 조치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정의연대 대표인 정 베드로 목사의 말입니다.

[녹취: 정 베드로 목사] “(공관 내 탈북자 출국은) 체면치레로 그냥 들어준 것으로 보고요. 이 것이 계속적인 탈북자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하는 방향으로 갈지는 아직 미지수라 봅니다. 어떤 계기가 됐을 때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얘기했기 때문에 그대로 묻혀서는 안되는 상황에 와 있고 약간의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그러나 미지수이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 등 일부 단체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와 국군포로, 납북자 지원에 관한 전담팀을 구성해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중국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 역시 한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 정부에 부담이 덜한 탈북자부터 해결하려는 전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인과 결혼해 자녀를 낳고 사는 탈북 여성들에게 지방 정부가 합법적인 거주권을 발급하는 방안을 첫 단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도희윤 대표] “만약에 중국에 변화가 있다면 그런 탈북 여성과 아이, 중국인 남성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조치의 부분들은 나름대로 변화된 부분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것만이라도 이뤄진다면 전반적인 탈북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중대한 일보 전진이라고 저희들은 봅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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