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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주중 북한대사 교체 관련 정보 없어”


지난 4월 부임한 최병관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조기에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 대사가 교체될 경우, 전임 대사들의 부임 기간이 10년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최병관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조기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북한이 지난 4월 부임한 최병관 중국주재 대사의 조기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 교도통신 보도와 중국 내 전문가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교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럴 경우 부임 3개월 여 만인 지난 7월3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최병관 대사는 부임 후 채 1년도 안 돼 교체되는 셈입니다.

과거 주창준 전 주중 북한대사는 1988년부터 약 12년간 근무했고, 이어 최진수 전 대사도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0년 간 재직하는 등 매우 오랜 기간 근무를 했던 만큼, 이전 대사들과 비교할 때 최병관 대사가 부임한 지 반년 만에 교체설이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문) 최 대사 조기 교체설이 나오는 배경이 뭔지 궁금한데요.

답) 무엇보다 김정은의 후계 구도와 관련지어 보는 관측들이 많습니다. 지난 달 28일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보임과 함께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최 대사의 교체설이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즉, 김정은이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후계자로 등장하면서 새 지도부를 짜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최병관 대사가 부임 이후 별다른 실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5월과 8월 중국 방문도 원만히 이뤄졌던 만큼 최 대사의 실책 여부 등 개인 신상 문제는 교체설과 별다른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특히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재룡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이 ‘당 대 당’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요?

답) 네. 최 대사가 외무성 영사국장을 두 차례 역임하는 등 외무행정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고,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재룡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은 외무성이 아닌 정통 노동당 인사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재룡 부부장이 북한대사로 임명될 경우 북한과 중국 양국이 노동당 대 공산당 교류를 확대해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주중 대사 교체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 간에는 각각 노동당 국제부와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당 대 당 차원의 교류 통로이고,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한 논의가 당 대 당 교류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에서는 북한이 지난달 말 40 여년 만에 노동당 대표자회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그 동안 선군정치를 주창해 온 북한에서 노동당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면서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의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는 전망이 나왔었습니다.

특히 주중 북한대사가 교체되면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의 중국방문을 우선적인 과제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은 아주 특수한 관계여서 대사를 임명할 때도 고위직 인사를 파견해 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북한과 중국은 양국이 1949년 수교한 이래 상대국에 차관급의 고위직을 대사로 파견해 오고 있습니다. 이에 북한과 중국은 올해 초 두 달 여 사이 상대국 주재 대사를 한꺼번에 바꾸면서, 북한은 올해 초 최진수 주중 북한대사 후임으로 외무성의 부부장(차관) 급인 최병관 전 영사국장을 임명했습니다.

중국도 3월 8일 외교부 소속인 류샤오밍 전 북한주재 중국대사 후임으로 공산당 소속으로 차관급인 류홍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을 북한주재 중국대사로 임명했습니다.

문) 최병권 대사가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 거론되는 지재룡 노동당 부부장은 어떤 인물인가요?

답) 올해 68살로 알려진 지재룡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은 1970년대 노동당의 핵심 외곽조직인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사로청), 조선학생위원회 등 청년 조직의 간부로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쳤고, 1993년부터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으로서 활동해 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주요 인사와 회담할 때 동석하기도 했고 유럽이나 러시아와의 당 교류에 관여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중국 외교부는 주중 북한대사의 조기 교체설과 관련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마자오쉬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대사 교체설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알려줄 만한 소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만 말하며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특수관계인 북한인데다 민감한 외교 사안인 만큼 즉답을 피할 수도 있지만, 마자오쉬 대변인이 교체설을 강하게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교체설에 힘이 쏠리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죠. 한국에서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지난 해 한국 정부를 가리켜 ‘한반도 평화 훼방꾼’ 발언을 했는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는데요. 중국 외교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죠?

답) 네.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한국 정부를 가리켜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고 말했다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이를 공식 부인했습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한 민주당 의원이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과 면담에서 `왜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훼방하는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는데 중국은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확인해 본 결과 이런 발언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문)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은 뭔가요?

답)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민감한 외교 문제에는 좀처럼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외교부가가 이처럼 분명하고 신속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과 중국 사이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이 일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또 한국의 내정에 중국을 끌어 들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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