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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북한 우라늄 시설 공개에 반응 없어

  • 온기홍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을 경비하는 중국 공안 (자료사진)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을 경비하는 중국 공안 (자료사진)

북한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우라늄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한 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늘 (22일)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베이징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이 이번에 우라늄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한 데 대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공식 입장이 있었나요?

답)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은 중국에서도 매우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사안이지만, 중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고농축 우라늄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원심분리 시설을 공개한 것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오늘 현재까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이번 사안이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 사실관계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6자회담 참가국과의 협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전까지는 중국은 일단 이전에 강조해 온처럼 북한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에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냉정과 절제를 촉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 설치 공사를 사전에 알았을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답)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관측이 있는데요, 최근 정황을 놓고 보면 중국도 북한의 원심분리기 설치 공사를 몰랐을 가능성에 좀더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외국의 위성을 통해 포착된 영변 지역의 공사가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인 원심분리기 설치 공사였다는데 대해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놀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두 차례 중국 방문에 이어 북-중 간 고위층 인사교류가 이어지고 중국이 북한에 적지 않은 원조를 주면서 두 나라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력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우라늄 원심분리기 설치 공사를 중국 측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면 중국 측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해 5월 제2차 핵실험 당시 중국에도 사전통보를 하지 않은 채 실험을 강행했고, 그에 대해 중국은 외교부 논평을 통해 북한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기도 했었습니다.

문) 아무래도 주된 관심사는 중국이 북한의 원심분리기 시설 공개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아닌가 싶은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예측되고 있나요?

답) 중국은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보리에서 의장성명으로 마무리된 후 북한과 공조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펼쳐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북한이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하는 등 비핵화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곳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이번에도 북한에 대한 기존의 대응 수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 긴밀화를 통해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아왔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번 원심분리기 시설 공사 사태를 계기로 미국 등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면 오히려 북한이 추가적인 강경 조치를 내놓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먼저 북한의 원심분리기 설치 시설과 그 의도에 대한 확인 절차를 거쳐 입장을 정하고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과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중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동안 강조해온 6자회담 재개와 미-북간 대화를 거듭 주장할 가능성이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에 이른바 전략적인 인내로는 북한의 핵 능력만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먼저 6자회담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원심분리기 시설이 실제 핵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북-미 간 대화를 유도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중국이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파악해 절충점을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하지만 북한이 만일 제3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 들 경우 대화를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차단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도 중국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오늘 오후 급히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한-중 간 논의 내용에 대해 전해진 게 있나요?

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곳 시간으로 오늘 저녁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만찬 회동을 갖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 해법과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아직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위성락 본부장은 앞서 중국과의 협의를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북한의 원심분리기 설치와 공개 등의 행위는 심각한 우려 대상이라며, 중국 측과 상응하는 대처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 본부장은 또 중국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들어보지 못했고 한국 차원에서는 중국과 처음 대화하는 자리라고 답했습니다.

위 본부장은 이어 천안함 사태 때와 달리 이번에는 중국의 적극적 협력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과 협의를 해 봐야 할 문제로 미리 대답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원만한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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