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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일본 영사관 진입 탈북자 5명, 3년째 발 묶여


2008년 초 중국 선양주재 일본 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5명이 중국 정부의 반대로 3년째 출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일본과 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희망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일본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북조선난민구호기금’의 가토 히로시 대표는 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3년 가까이 중국 내 일본 외교공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아픔을 전세계에 알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정부가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와 언론에 호소한다는 겁니다.

탈북 여성 4명과 남성 1명 등 5명은 지난 2008년 신년 초에 선양주재 일본 영사관에 진입해 일본행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히로시 대표는 이들 대부분이 과거 북한으로 간 재일한인 출신 가족이거나 먼저 일본에 귀국한 탈북자들의 가족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조건을 제시하며 이들에게 출국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지난 7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요구조건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일본 외교공관이 더 이상 탈북자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선양의 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출국비자를 발급하겠다는 겁니다.

가토 히로시 대표는 일본 정부가 중국 측의 제의를 거부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습니다.

히로시 대표는 일본 당국자들로부터 탈북자들의 출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일본과 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희망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2백 명에 가까운 탈북자들이 정착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동남아나 몽골을 경유해 일본에 입국했고, 중국 내 일본 외교공관을 통해 입국한 사례는 지난 해 7월이 마지막입니다. 중국 당국이 수술이 시급한 임산부에게 마지 못해 출국비자를 발급한 이후 아무도 일본행 여객기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주재 중국대표부의 장단 공사는 지난 10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회의에서 “중국은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적 원칙에 따라 불법 입국자들을 신중히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 문제를 우려하는 나라들과 긍정적으로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은 지난 8월 이 문제에 대해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고 탈북자 보호 업무를 계속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단체의 수전 숄티 의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일본 정부에 대한 중국 측의 요구는 북한 주민의 탈북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며, 일본과 다른 나라 정부는 끝까지 정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토 히로시 대표는 일본 정부가 탈북자 보호 업무를 중단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그러나 마땅한 해법이 없어 외교를 통한 탈북자 구출은 더 이상 시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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