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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인터넷에 중동 시민혁명 지지 집회 제안 나돌아


중국 내에서 중동지역에서와 같은 시민혁명을 위한 집회를 촉구하는 글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어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동 사태에 자극 받은 중국 내 민주화 시위가 계속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앞서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이른바 `재스민 혁명 지지 집회’ 현장에 존 헌츠먼 미국대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 네. 어제 중국의 한 네티즌은 지난 20일 오후 당시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가 재스민 혁명 지지 집회가 열린 베이징 중심가 왕푸징 거리의 맥도날드 매장 주변에 서 있었던 장면을 찍은 사진과 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베이징의 왕푸징은 인터넷에 재스민 혁명 지지 시위 장소로 게시된 중국 13개 도시 가운데 한 곳입니다. 당시 중국 공안당국이 시위장소로 게시된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여러 도시에 경찰력을 대거 배치해 시위를 봉쇄한 가운데, 일부 시민만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었습니다.

문) 이에 대해 중국주재 미국대사관 측은 어떻게 해명했나요?

답) 미국대사관의 리처드 부앤건 공보관은 헌츠먼 대사와 그의 가족이 천안문 광장으로 가는 길이었고, 걸어서 왕푸징에 갔다며 당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헌츠면 대사 일행이 현장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미국대사관 측은 특히 당시 헌츠먼 대사의 가족 외출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헌츠먼 대사가 ‘재스민 혁명 지지 집회’ 현장에 있었던 것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답)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0일 중국 활동가들이 재스민 혁명 지지 시위성 집회를 개최한 베이징 중심가인 왕푸징에 존 헌츠먼 대사가 있었던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외신 기자가 묻자, 구체적 상황은 모른다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외국 기자들은 헌츠먼 대사의 행적과 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을 집중 제기했지만, 마자오쉬 대변인은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번 사안을 쟁점화 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문) 그런데, 중국판 ‘재스민 혁명’을 위한 제 2차 집회를 오는 27일 중국 주요 도시에서 열자는 글이 인터넷에서 돌고 있다면서요?

답) 네. 미국의 인권단체가 운영하는 중국어 인터넷 사이트인 보쉰 (博迅,www.boxun.com)에는 어제, 오는 27일 오후 2시를 기해 중국 내 18개 도시의 예정된 지점에서 일제히 중국판 재스민 혁명을 추진하기 위한 제 2차 집회를 열자고 촉구하는 글이 게시됐다고 홍콩 명보 등이 오늘 전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일부 네티즌 사이에 퍼지고 있습니다. 재스민 혁명 제2차 집회가 예정된 18개 도시는 지난 20일 제 1차 집회 예정지로 발표됐던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해 광저우, 톈진, 시안, 청두, 하얼빈, 창춘, 선양, 난징, 항저우, 우한, 창사 이외에 라싸, 우루무치, 지난, 정저우, 푸저우 등 5개 성의 성도가 추가됐습니다.

제2차 재스민 혁명 집회 개최 글을 올린 사람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내딛는 발걸음은 비록 크지 않지만 중국의 전제적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발걸음이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중국 집권당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집회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을 텐데, 시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겠군요?

답) 네. 제 2차 집회 예정일인 27일이 3월3일부터 차례로 개막하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즉 양회를 며칠 앞두고 세계의 시선이 중국으로 쏠리기 직전인 시점이어서 중국 정부는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일의 1차 집회를 경찰력을 동원해 사실상 원천봉쇄 한 데 이어 제2차 집회 예정일을 앞두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재스민’이나 중국어 이름 모리화와 관련한 단어를 검색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인터넷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공안 당국은 또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들에 대해 가택연금 또는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수도 베이징의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한데요, 단속 수위가 높아졌나요?

답) 네. 오늘 베이징 시내에는 특히 왼쪽 팔에 ‘수도치안지원자’라는 빨간 완장을 단 민간인들이 번화가는 물론 주택가까지 돌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베이징 시민 가운데 공산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이들 치안지원자는 연령대도 다양하고 주부들도 적지 않게 섞여 있는데요, 지난 베이징올림픽과 건국 60주년 행사와 같은 국가 주요 행사 때 시내 곳곳에 배치돼 공안 당국의 순찰 활동을 지원했었습니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치안지원자까지 동원된 것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뿐아니라 오는 27일 예정된 제2차 재스민 혁명 집회를 앞두고 사전에 봉쇄하려는 당국의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문)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중국판 재스민 혁명과 관련해 언급한 게 있나요?

답) 중국 정부는 시위성 집회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왔는데요, 일부 고위 지도자는 재스민 혁명과 같은 민주화 봉기가 중국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고 단언하는 등 표면상으로는 태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최고 국정자문회의 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장관급인 자오치정 외사위원회 주임은 어제 외국 기자들을 베이징 내 정치협상회의 건물로 처음 초청해 환담한 자리에서, 중국에서 재스민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그런 혁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오늘 전했습니다.

자오치정 주임은 이어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소득과 지역격차 등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의 공산당과 정부는 그런 문제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해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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