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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대형상점, 북한에 소비문화 도입'


북한의 대형마트 '광복지구상업중심' 내부 모습
북한의 대형마트 '광복지구상업중심' 내부 모습

중국의 영향으로 북한에 도입된 대형상점이 북한에 새로운 소비문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미국의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달 평양에 문을 연 '광복지구상업중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마지막으로 현지 지도를 한 곳입니다.

[녹취: 북한 광복지구 상업중심 안내원] "2층에는 아동옷과 놀잇감, 조선옷과 타월, 이불, 내의류 등 섬유잡화들이 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은 지난 25일 북한 상업유통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며 이 곳 ‘광복지구상업중심’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AP가 찾은 이 대형상점에는 20개 다른 종류의 칫솔과 12종류의 맥주, 여행가방, 자전거 등이 빼곡이 진열돼 있습니다. 고객들은 카트를 끌고 그 사이를 부지런히 오갑니다. 과일과 채소는 대부분 일찌감치 동이 났습니다.

붉은색 웃옷을 맞춰 입은 종업원들은 능숙하게 고객들이 고른 상품을 계산한 뒤 거스름돈을 건네줍니다. 외국인 전용 계산대도 한 쪽에 설치돼 있습니다.

AP는 중국의 비해몽신 무역유한공사가 '광복지구상업중심' 지분 65%를 소유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기업을 국가가 운영하고 ‘주체’를 내세우는 북한에서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상품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산 포도주 한 병이 8만 1천원. 북한 주민 한끼 식사의 3백 배에 달합니다. 꿀 한 병은 2010년 평균 월급의 3분의1 수준입니다.

따라서 대형상점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부유층에 국한되며, 평양의 중류층은 여전히 구소련식의 어둡고 좁은 상점에서 그나마 얼마 안되는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는 겁니다.

평양에 새 소비풍조가 생겨났지만 외화를 소유한 엘리트 계층과 그렇지 못한 노동자 계층간의 간격을 더욱 벌려놓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중국이 대형상점이 주는 즐거움을 북한에 소개했고, 국경을 통해 값싼 물건들이 물밑듯 일려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반사회주의적인 움직임이 철저히 북한 지도부의 승인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새 소비풍조가 3년 전 시작된 경제발전 계획과 맞물려 있으며, 새 지도자인 김정은의 이미지와도 직결되고 있다는 겁니다.

AP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북-중 교역을 늘려가는 건 북한의 안정을 도모하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이유에서거나, 또는 순전히 이윤 증대를 위한 경제적 전략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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