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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 단위 지역 4분의 1 인구 감소


미국의 행정단위인 ‘군’의 기능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연방 인구 조사국의 최근 조사 결과 전체 군 지역의 약 4분의 1 에서 사망률이 출산율을 앞질렀다고 하는데요. 천일교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에서 지난해 실시된 인구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지역들이 적지 않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사망률이 출산율을 넘어서는 이른바 ‘자연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군 지역이 전체의 4분의 1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인구조사국은 매 10년 마다 전체 인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데요. 작년에 실시한 대규모 인구조사 자료 중 일부가 이번에 공개된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전체 인구는 최근 10년간 9.7% 증가하는데 그쳐 세계 대공황 이후 10년 주기 증가율로는 최소치를 나타냈습니다.

문) 먼저 미국의 행정구역 단위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미국의 군을 ‘카운티’라고 하죠?

답) 네. 한국의 군과 비슷한 단위의 행정구역을 미국에서는 카운티라고 하는데요. 편의상 ‘군’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미국의 최대 행정구역 단위는 한국의 ‘도’와 비슷한 50개 주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주’들은 다시 ‘군’과 ‘시’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국에는 총 3천142개의 군이 있습니다.

문) 인구가 단순히 감소하는 것과 이를 사망률과 출산율로 비교해 분석하는 것은 어떻게 다릅니까?

답) 인구 감소에는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이중에서도 사망률이 출산율을 넘어서는 것을 인구통계학자들은 ‘자연감소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흔히 시골마을에서 나타나는 인구 고령화와 젊은 층의 이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마을에 신혼부부와 같은 젊은이들이 없다면 신생아도 볼 수 없고 노인들만 많으면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문) 미국 같은 산업화된 국가도 시골 같은 침체된 마을이 그렇게 많다면 심각한 문제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에 이른바 죽어가는 군 지역 760곳 가운데는 처음부터 미개발 지역이라기 보다는 과거에 산업화 지역으로 명성을 날리던 곳도 적지 않아서 다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는 55개의 군이 있는데 이중 40개 군이 10년 연속 ‘자연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본래 이 지역에 유명한 철강회사가 있었는데 철광자원이 고갈돼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문) 이번 조사를 보니까 피츠버그나 샌프란시스코 등 전통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공업 도시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답)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최대의 산업지역으로 유명했던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 인근 지역들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외곽과 텍사스 동부권, 또 그레이트 플레인스 등 지역은 이제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한 채 들판이나 공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또 주 별로 보면 앞서 말씀드린 웨스트 버지니아주 외에도 메인주, 펜실베이니아주, 버몬트주 등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미국은 그래도 끊임없이 이민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인구 유입이 많은 나라 아닙니까?

답) 네. 문제는 앞에서 말씀 드린 760개 군들은 변변한 산업시설이 없다 보니 일자리도 없어져 이민자들도 들어가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 그룹이 히스패닉계라고 하는 중남미인들인데요. 이들 중남미인들은 자녀를 많이 낳는 가족문화와 힘든 노동일을 마다하지 않는 부지런함 등으로 인해 마을 인구 증가 및 경제 활성화에 한몫 한다고 할 수 있는데 경기 침체와 일자리의 절대 부족 현상이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문) 한때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로 까지 불리던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된 겁니까?

답) 네.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가 끝난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자연 감소는 드문 일이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는 세계 제2차 대전 직후에 태어난 전후 세대를 일컫는데요. 미국은 과거 1973년까지만 해도 제조업이 왕성히 발달하면서 특히 뉴욕 주와 캘리포니아 주 북부 지역들의 산업화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들 지역에는 자연스레 인구도 몰리고 경제 성장의 기폭제가 됐었죠. 하지만 그 이후 미국의 제조업이 붕괴되면서 지난 2002년에는 사망률이 출산율을 압도하는 군 지역이 전체의 3분의 1인 985곳으로 최고조에 달했었습니다.

문) 미국 입장으로 보면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 그렇다면 마을들이 다시 예전 같은 활기를 되찾으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답) 네. 이런 분위기 속에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의 다른 지역들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겠는데요. 여전히 미국의 대도시들에는 일자리를 찾아 몰리는 대학 졸업자들과 전문직 젊은이들, 또 이민자들이 있습니다. 최근 각광을 받는 곳은 텍사스주의 오스틴,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 오레건주의 포틀랜드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이와 함께 최근 생명공학 산업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는 워싱턴 DC나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지역들도 젊은 층의 이탈을 막는데 성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구 자연 감소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해당 지역에 새로운 경제 개발을 모색하거나 젊은 히스패닉 등 이민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미국의 군 지역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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