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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대통령,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 걸림돌은 분배감시”


방북 후 4월 28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카터 전 미 대통령
방북 후 4월 28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카터 전 미 대통령

북한은 최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게 식량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며, 미국이 식량을 지원할 경우 분배감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카터 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보고서를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4월 26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한 미국과 북한 두 나라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카터 센터가 공개한 방북 보고서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을 단장으로 한 ‘엘더스 그룹’ 대표단은 방북 직전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만났습니다.

킹 특사는 이 자리에서 대북 식량 지원 재개의 걸림돌은 식량 분배에 대한 감시가 보장되지 않은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의 절반을 세계식량계획 WFP가 분배하고 나머지 절반을 미국의 비정부기구들이 분배하며, 이 과정을 감시할 수 있다면 미국 정부는 식량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킹 특사는 밝혔습니다.

킹 특사는 분배를 대행할 비정부기구로 머시 코어, 월드 비전,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사마리탄스 퍼스를 꼽았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후 평양에서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으로부터 미국 정부가 식량을 지원할 경우 분배감시에 어떠한 문제도 없을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지난 26일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엘더스 그룹’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식량 지원을 매우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카터 전 대통령은 전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에 따르면 ‘엘더스 그룹’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씨의 석방을 강하게 요청하는 서한을 박의춘 외무상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만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면담 내내 극도로 부정적이고 대결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전용수 씨 석방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카터 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한편, ‘엘더스 그룹’은 북한 군 당국자도 만났습니다. 박림수 대좌는 최근 한국과의 군사회담이 무산됐다며, 한국 측과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어떤 주제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전쟁 참전 미군 병사의 유해 사진을 카터 전 대통령 일행에게 보여주며 앞으로 미군 유해 발굴에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의 유엔 인권기구들에 대한 협력과 전용수 씨 석방을 제외하고는 방북 목적을 모두 달성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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