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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버마 군부 실력자들 전역에 회의적’


버마 군사정부의 주요 각료직을 맡고 있는 현역 장성들이 전역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이들의 전역이 올해 실시될 예정인 선거에 민간인으로 출마하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은 군 장성들인 버마 군사정권 실력자들의 전역이 총선에 미칠 긍정적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버마 군사정부는 지난 달 말 현역 장성들인 테인 세인 총리 등 약 20명의 각료들이 전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민간인 신분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버마 군사정부 통치 하에서 새로 제정된 헌법은 올해 안에 군사정부를 민간 정부와 총선을 통해 구성되는 의회가 대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상으로는 군부가 정치에 간여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를 그대로 믿지 않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3월 발표한 성명에서 앞으로 예정된 선거는 군부가 계속 정부를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치러지는 버마의 선거는 민주주의 과정을 흉내 내는 것일 뿐이며, 투표의 신뢰도 결여될 것이라는 게 국무부의 입장입니다.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 담당 차관보는 4일 정례브리핑에서 테인 세인 총리 등 버마 군사정부 각료들의 전역이 긍정적인 조치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롤리 차관보는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군사정부가 실질적인 정치의 장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직 군 장성들 뿐아니라 버마 사회에 건설적으로 참여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치의 길이 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크롤리 차관보는 버마의 선거법이 국제 기준에 미달하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버마 정부는 정치를 개방하고 모든 계층과 의미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군 장성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전환한 정치인들이 정치 개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미국은 이를 진정한 긍정적 조치로 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2008년 제정된 버마의 새 헌법은 의회의 의석 25 %를 군부에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군 장성들이 전역하고 선거에 출마한다면 실질적으로 군부가 25 %가 넘는 의석을 확보하게 돼 군사 통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버마 군사정부는 지난 1990년 총선거 결과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 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민족민주동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족민주동맹은 새 헌법에 따른 총선거 참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1990년 총선 이후 대부분의 기간을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아웅 산 수치 여사를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의 출마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이후 대화를 통해 버마 군사정부의 통치자들이 개혁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군사정부의 선거 계획을 비판하면서 국무부의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버마를 다시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캠벨 차관보는 지난 해 11월 미국 정부 고위 관리로는 수 년 만에 버마를 방문해 군사정부 지도자들과 회담하고 아웅 산 수치 여사와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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