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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65년만의 연정, 당면과제 해결여부에 관심집중


영국에서 총선이 끝난 지 5일만에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연립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영국에서 두 정당간의 연립 정부, 연정이 출범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인데요. 연정을 구성한 두 정당이 정책노선을 둘러싼 상반된 시각차이를 극복하고 경기회복 등 국가적 중대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지난 6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지 못하자 정당간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됐었죠?

답) 예.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306석, 집권 노동당이 258석, 자유 민주당, 약칭 자민당이 57석을 차지했는데요.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보수당과 노동당이 각각 자민당을 포섭하려 적극적으로 노력했고, 결국 보수당-자민당간의 연정 구성을 위한 합의안이 11일 타결됐습니다. 이날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사퇴를 발표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를 새 총리에 임명했습니다.

) 연정을 구성한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는 새로운 부총리로 임명됐지요?

답) 예. 이 외에 자민당은 4개의 각료직을 차지했고,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자민당 의원 57명 중 3분의 1이상이 정부 당국자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 영국은 전통적으로 보수당과 노동당이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잡아왔는데, 이번 연정은 매우 이례적이군요.

답) 예. 영국에서 연정이 출범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5년 이후 65년 만의 일입니다. 새로 취임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닉 클레그 부총리는 12일 총리 관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협력해서 국정을 잘 운영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캐머런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I aim to form a proper and full coalition between the Conservatives and the Liberal..

캐머런 총리는 자민당과 적절하고도 완전한 연정을 구성할 때만이 국민들이 원하는 강하며 안정된 정부를 세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양당이 자유, 공평, 책임의 세가지 원칙 아래 뭉쳤다고 말했습니다.

) 클레그 부총리는 어떤 각오를 밝혔습니까?

답) 중도 좌파인 자유민주당, 자민당이 보수당과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단결할 것을 다짐했다고 클레그 당수는 밝혔습니다.

I hope this is the start of the new politics that I have always believed in: divers, plural…

클레그 부총리는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정치인들이 모여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국정을 잘 운영하는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 총리와 부총리가 모두 양당간의 협력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보수당과 자민당의 정치적인 견해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 양당은 경제와 이민정책, 대유럽정책 등에 큰 입장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정책을 살펴보면, 보수당은 유럽 연합과 적당한 거리를 두려 하고, 자민당은 EU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적극적입니다. 양당은 우선 유럽정책에는 눈높이를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윌리엄 헤이그 신임 외무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It was not difficult to agree between us that neither party is in favor of handing any more powers

헤이그 장관은 “유럽연합에 더 이상 어떠한 권한도 이양하지 않는 다는 점에 양당이 합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며 유로화 사용국의 모임인 유로존에 영국은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아무래도 연립정부는 산적한 국정과제 중 경기회복의 부담이 가장 크겠지요?

답) 다른 유럽 국가들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회복 추세를 이어온 반면 영국은 올해 들어 처음 성장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아직 경기가 확실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않았고,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의 경제위기가 영국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영국의 2009년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천634억 파운드로 사상 최대 규모였는데요. 새 정부는 따라서 강도 높은 공공부문 지출 삭감 정책을 펼칠 예정입니다. 출범 50일 이내에 비상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이때 공공부문 지출을 60억 파운드 줄일 계획입니다.

) 이외에 연정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까?

답) 보수당과 자민당은 연립 정부에 합의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핵 억지력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워낙 정치적 성향이 상이하게 다른 두 정당이 연합하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고, 정책적 마찰로 인해 연립정부가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새 연립정부가 어떻게 서로간의 근본적 시각 차이를 뛰어넘었는지는 오는 25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원 개원식에서 정부의 주요 입법 현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분명히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새로운 영국 정부 출범의 향후 전망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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