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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새 대북제재, 석탄거래 상한선 검증 어려워"…'수출 합법화' 우려도


지난 2010년 12월 중국 단둥항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부터 수입한 석탄을 트럭에 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0년 12월 중국 단둥항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부터 수입한 석탄을 트럭에 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2321호를 접한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중 석탄 교역이 상한선을 넘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수입 허용치를 제시함으로써 자칫 석탄 거래에 합법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 핵.미사일 실험의 비용을 높이는 “정밀한” 제재라며 새 결의안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에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추가 조항들 여기저기에 여전히 “중국 변수”가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연간 석탄 수출 규모를 4억90만 달러, 물량으로는 750만 t으로 제한했지만 실제 거래 내역을 검증할 수단이 없어 중국의 “양심”에 맡긴 측면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2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입 상한선이 정해져도 중국이 실제로 북한으로부터 들여오는 광물의 종류와 규모, 가격을 유엔 전문가패널이 객관적으로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스탠튼 변호사는 설령 결의안에 명시된 대로 제재가 이행된다 하더라도 북한의 석탄 수출 삭감양은 핵무기 개발을 재고할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신 중국은 미국의 새 독자 제재 법안과 행정명령에 혹시라도 명시될 수 있는 양보다도 더 많은 북한 석탄을 사들일 권리를 얻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북-중 석탄 교역에 관여했던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VOA’에 750만t 상한선을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중국의 북한 석탄 수입을 합법적으로 만드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들 소식통은 특히 750만t이 2010년 북한의 석탄 수출량과 맞먹는 규모라는 것과 이후 거듭된 제재 결의에도 물량이 2천만~2천500만t까지 불어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나마 세관 통과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양은 통계에 잡히지 않아 중국이 정확한 거래 실태를 유엔에 통보하는 것인지 확인할 길조차 없다고도 우려했습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 연구원은 이처럼 새 결의안에 포함된 월별 보고 의무나 위반 시 처벌 조항을 (중국이) “스스로 알아서 준수해야 하는” 장치로 표현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북한에 아무리 진저리가 나도 북한의 안정이 위협받도록 방치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런 약점을 안고 있는 새 결의안에 상징적 의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실장]

리스 전 실장은 제재의 효력이 중국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결의안을 이행할 것인지, 불이행 시 유엔이 중국을 대놓고 비난할 것인지, 비난한다고 중국이 태도를 바꿀 것인지 모두 의심스럽다며 결국 새 결의안 역시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단정했습니다.

북한 뿐아니라 중국 문제를 오랫동안 들여다 본 전문가들의 회의감은 더욱 컸습니다.

래리 닉시 조지워싱턴대 강사는 이번 결의안을 “돌고 돌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회전목마”에 비유했습니다. 북-중 국경 무역에 종사하는 중국 업자들이 결의안에 명시된 석탄 수입 제한을 우회할 방법을 찾을 것이고, 중국 정부 역시 이를 엄격히 단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부정적 인식입니다.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회장은 중국이 새 결의안을 엄격히 이행할 지 여부를 낙관하지 않는다고 했고,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번 결과를 도출해 낸 유엔 안보리의 신중함과 조심성에는 A를, 효율성 측면에서는 B마이너스 성적을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을 반으로 줄인다고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인식을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무엇보다 유엔이 주도하는 대북 결의에 동참한 뒤에도 늘 북한과의 거래를 “정상화”시켰던 중국식 압박 전례를 상기시키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는 중국이 처음에는 (북한의) “손목을 때리는” 시늉을 한 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제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도 중국이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직후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척하다가 점차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수순을 밟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고든 창 변호사]

따라서 새 결의안 채택 이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중국의 태도 뿐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위반 행위에 책임을 추궁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완전한 제재 이행 의지가 결여된 상황에서 북한에게는 손실을 메울 “대안”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중국 경제에 접목된 북한의 “생명줄”에 부분적으로 제약이 생겼지만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라는 허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이성윤 교수는 북한이 새 제재 시행 뒤 첫 3~4개월 동안 석탄 수출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천 만 달러의 손해를 마약이나 가짜 담배 등의 불법 거래와 관광, 중국의 보조금 등으로 메울 것이라는 더욱 구체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런 부정적 시각은 유엔과 미국의 역대 대북 결의에 제재 대상 개인과 기업들이 꾸준히 이름을 올리지만 북-중 교역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셀 수 없이 다양하며 여전히 건재하다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이번 결의안에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개인들 대부분 대체가 가능한 중간급 관리들인데다 제재 기업 명단에 고려항공, 조선민족보험총회사, 만수대 창작사의 해외개발사 등이 들어있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안보리 대북 결의의 궁극적 목적을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북한 비핵화 대신, 북한 핵과 미사일 실험의 비용을 높이는 데 둔다면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다며 반론을 제시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석탄 수출액에 제한을 가한 것은 북한의 거듭된 유엔 결의안 위반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압박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석탄 거래의 상한선 초과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그 동안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적용해 온 중국이 구체적 제한 조치에 동의한 것은 국제사회에 거역하는 북한에 기꺼이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에 합법적인 북한 석탄 수입 권리를 부여했다는 비판의 근거로 제시된 750만t 상한선은 새 결의안을 진전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오히려 제재의 “정밀성”을 보강시킨 최대 강점 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입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새 결의안이 “민생 목적”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기술한 것이 허점을 완전히 메우지는 못하지만 “민생”을 석탄 750만t이라는 구체적 수치로 묶어둠으로써 빈틈을 좁힌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결의안이 북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강제하지는 못하지만 이는 성취할 수 있는 현실적 목표가 아니며, 대신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을 경우 경제적 처벌이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제재의 효력을 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점도 새 유엔 결의안을 반기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논리 입니다.

앨런 롬버그 연구원은 유엔의 다른 대북 결의와 마찬가지로 새 제재가 시행된 뒤 실제로 효력을 발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금융제재 등 다른 압박 조치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롬버그 연구원은 제재가 북한에 고통을 줄지 여부와 별도로 북한이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전용한 자금을 핵무기 개발 비용으로 충당할지, 혹은 민생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핵 개발 속도를 늦출 지 역시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새 유엔 결의안 평가와 전망에 대한 ‘VOA’와의 인터뷰에 참여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무순)

·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제재 전문가): 새 유엔 결의안은 지난 3월 채택된 2270호가 제시한 기준조차 낮춰버렸다. 아예 새 결의안을 만들지 않았으면 나았을 뻔 했을 정도다. 새 결의안 가운데 북한 석탄 수출에 상한선을 둔 조항이 가장 주목 받고 있는데,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어떤 종류의 광물을 어느 정도 규모로 얼마에 수입하는지 유엔 전문가패널이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설령 제재가 그대로 이행된다 하더라도 석탄 수출 삭감 수준은 핵무기 개발을 재고할 정도로 북한에 재정 위기를 일으키지도 못할 것이다. 주장하건대 중국은 미국의 새 독자 제재 법안과 행정명령에 혹시라도 명시될 수 있는 양보다도 더 많은 북한 석탄을 사들일 권리를 얻게 됐다. 중국이 결의안에 서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미국이 갖고 있던 지렛대마저 차 버린 셈이다.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들도 대부분 대체가 가능한 중간급 관리들이고, 제재 기업 명단에 고려항공, 조선민족보험총회, 만수대 창작사의 해외개발사 등이 들어있지 않은 것도 큰 실망이다. 사치품 목록에 양탄자와 도자기류가 추가된 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 연구원: 새 결의안이 효과적으로 이행된다면 북한의 외화 획득 역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수입하는 석탄이 ‘민생용’ 이라는 점을 실제로 입증할 필요 없이 이 예외 조항을 마음껏 이용해 왔다. 이제 새 결의안 채택을 통해 이런 허점이 메워질 것으로 추정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이행 여부이다. 새 결의안에 포함된 ‘월별 보고 의무’나 ‘위반에 대한 처벌’ 등의 조항은 스스로 알아서 준수하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북한에 아무리 진저리가 나도 북한의 안정이 위협받도록 놔두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엔의 다른 대북 결의와 마찬가지로 새 제재가 시행된 뒤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 석탄 수출 문제 뿐아니라 금융 제재 등 다른 압박 조치들도 마찬가지이다. 제재가 북한에 고통을 가할 지 여부와는 별도로 현 시점에서는 북한이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전용된 자금을 이용해 핵무기 개발 비용을 완전히 충당할지, 혹은 민생 경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핵 개발 속도를 늦출지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 제재로 어떤 재원이 축소되더라도, 여기에 쉽사리 굴복해 핵 개발 예산을 전액 삭감하지 않을 것이다.

·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새 결의안은 기존 제재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재의 “민생 목적” 예외 조항은 매우 막연한 성격으로, 북한의 석탄 수출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보도로 접한 새 유엔 결의안은 특정 수치를 석탄 수출 상한선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정밀한 제재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결의안이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에 충분한지 묻는다면 나는 매우 회의적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의안은 북한에 특정 처벌을 아주 구체적으로 부과하고, 추가 실험을 할 경우 석탄 수출 제한선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주고 있다. 물론 이런 효과는 중국 정부가 제재를 이행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데, 나는 중국이 그럴 역량과 의지가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그렇게 구체적으로 기술된 결의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당국이 북-중 교역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할 것이고, 석탄 밀수입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그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새 결의안이 “민생 목적”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기술한 것이 허점을 완전히 메우진 못하지만 “민생”을 석탄 750만 t으로 설정함으로써 빈틈을 좁힌 건 사실이다. 유엔 결의안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강제하진 못하지만-이는 성취할 수 있는 목적도 아니다-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경우 경제적 처벌이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의 석탄 수출액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북한의 거듭된 유엔 결의 위반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압박 조치로 평가된다. 중국의 요구로 “민생 목적”을 예외로 둬 왔던 건 유엔 결의 효과를 훼손시킨 허점이었고, 앞으로 (석탄) 수출이 상한선을 넘지 않도록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적용해 온 중국이 북한의 석탄 수출 제한에 동의한 것은 국제사회에 거역하는 북한에 기꺼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 이성윤 터프츠대 플래처 외교전문대학원 교수: 유엔의 대북 제재가 한 번도 균일하게 적용된 적이 없다는 건 계속 반복돼 온 문제다. 어떤 회원국들도 이를 계속 유지한 적이 없다. 특히 중국의 행동은 솔직하지 못했다. 처음엔 손목을 때리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 제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위반하는 태도로 돌아간다. 이번엔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없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개인이 다짐하는 ‘신년의 각오’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대단한 결의와 완전한 이행으로 시작해 점차 권태감과 불이행이 스며들고 결국 노골적인 위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더욱 커진다. 북한은 새 제재 시행 뒤 첫 3~4개월 동안 석탄 수출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천 만 달러의 손해를 마약이나 가짜 담배 등의 불법 거래와 관광, 중국의 보조금 등으로 메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김정은 정권은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정적들 편을 들어 “금전적 횡재”를 누릴 가능성도 있다.

·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유엔의 새 대북 결의안은 석탄 수출 제한을 통해 북한으로 경화가 흘러 들어가는 것을 강제로 줄이겠지만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북한이 석탄 수출로 얻은 수익을 핵 프로그램에 충당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겠지만, 관련 물자와 자금 조달을 중단시킬 검증 가능한 수단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중국은 “민생 목적” 예외를 이용해 북한 공영기업 창구를 통해 자금을 흘려 보내는데, 정작 북한 주민들의 생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따라서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중국 경제에 기댄 북한의 ‘생명줄’에 부분적으로 제약이 생겼지만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다.

·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이번 결의안 채택이 보여주는 상징성은 유용하고 중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의안이 효력을 발휘할 지 여부는 결국 중국에 달려 있다. 중국이 과연 결의안을 이행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경우 유엔이 중국을 대놓고 비난할 것인지, 또 비난을 한다고 중국이 결의안을 더 잘 이행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새 결의안은 결국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 고든 창 변호사(동북아 전문가): 새 유엔 결의안은 북한의 석탄 수출에 구체적인 제한선을 뒀다는 점에서 기존 결의안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은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직후 이를 준수하는 시늉을 하다가 점차 여기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게 되자 규정을 완전히 무시했다. 이번에도 그런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중국이 새 결의안을 준수할 것인지 뿐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위반에 책임을 물릴 것인지 여부가 진정 중요한 문제다.

· 래리 닉시 조지워싱턴대 강사: 새 결의안이 기존 제재보다 더 효과적인 수단이 될지, 북한 석탄 수입량을 제출토록 한 조항이 “민생 목적” 예외의 남용을 막을 수 있을지, 연간 10억 달러 상당의 북한 석탄을 사들이고 있는 중국이 이런 행태를 바꿀지 묻는 질문에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라는 대답을 반복하겠다. 이번 결의안은 돌고 돌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회전목마와 같다. 북-중 국경 무역은 중국인들을 포함해 “참여자”가 많다. 중국 무역업자들이 새 유엔 결의안이 제시한 석탄 수입 상한선을 우회할 방법을 찾을 것이고, 중국 정부 역시 이를 강력히 단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새 결의안 채택을 이끈 외교관들은 이런 절차가 스스로와 자신들이 속한 정부를 좋게 보이도록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제 유엔 안보리의 가식을 통해서 본 신호를 그들에게 보내야 할 때다.

·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새 결의안을 채택한 유엔 안보리의 신중함과 조심성에는 A를, 효력 측면에서는 B 마이너스를 주겠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수출을 반으로 줄인다고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회장: 중국이 새 결의안을 엄격히 이행할 지 여부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

· 북-중 석탄 거래에 관여한 대북 소식통: 북한 석탄 수출에 750만t 상한선을 두겠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의 북한 석탄 수입을 합법적으로 만드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중국으로선 자국 기업들이 ‘홍샹 그룹’처럼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도록 이번 결의안을 이용할 위험성이 있다. 게다가 중국이 정확한 북한 석탄 수입량을 유엔에 통보할 것인지 역시 불확실하다. 세관 통과 시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석탄 규모는 통계에 잡히기 어렵다. 750만t이라는 상한선은 2010년 북한이 중국에 수출했던 석탄 수출 규모다. 미국과 유엔은 이후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했지만 이 수치는 계속 늘어나 현재 2천만~2천500만t 수준까지 오지 않았나. 따라서 이런 식의 제재 보다는 미국이 북한산 석탄을 사용한 중국 기업(특히 강철업계)의 제품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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