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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루시, “고농축 우라늄 전량 폐기할 것”


동유럽의 작은 나라 벨로루시가 보유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추구하고 있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승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벨로루시가 어떤 나라인지 간단하게 알아볼까요?

답) 벨로루시는 유럽 동부의 폴란드와 러시아의 중간지대에 위치한 작은 나라입니다. 폴란드와 러시아, 독일 등의 지배를 거쳐 1922년에 벨로루시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이 되면서

구 소련방을 구성하는 국가의 하나가 됐습니다. 그러다가, 구 소련이 해체되면서 1991년에 완전 독립했는데요, 인구는 9백60만 명 정도구요, 1인당 국내총생산 GDP는 5천 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문) 그런데, 작은 나라인 벨로루시가 어떻게 핵 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게 된 것인가요?

답) 냉전시대에 구 소련이 벨로루시에서 만든 핵 무기와 핵 물질들이 소련 붕괴 후 그대로 벨로루시 정부로 넘어간 것입니다.

벨로루시 정부는 지난 1994년 보관 중인 핵 무기를 폐기하기로 합의한 후 전량 러시아에 넘겨 주었지만, 핵 무기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은 그대로 갖고 있었습니다.

문) 그러니까, 벨로루시가 이번에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폐기하겠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벨로루시의 세르게이 마르티노프 외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일, 유럽안보협력기구 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카자흐스탄에서 별도로 회담을 갖고, 벨로루시가 2012년까지 모든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기술적 지원과 재정 지원을 담당하게 됩니다.

문) 벨로루시가 폐기할 고농축 우라늄의 양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답) 서로 엇갈리는 추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벨로루시의 루카쉔코 대통령은 지난 4월, 수 백kg 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벨로루시의 다른 고위 관리는 약 90kg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는 벨로루시가 1백70kg에서 3백7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핵무기를 만드는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은 약 40kg 정도로 추산했는데요, 적어도 8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문)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가 남아 있나요?

답) 벨로루시는 러시아에 모든 고농축 우라늄을 넘겨주게 됩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넘겨 받은 고농축 우라늄을 다른 물질들과 결합해 다른 용도로 변경하거나, 다른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할 예정입니다.

문) 그런데, 지난 4월 만 해도 벨로루시는 고농축 우라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당시 루카쉔코 벨로루시 대통령은 국제 원자력기구의 통제 아래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농축 우라늄으로 소형 핵무기를 만들거나 고농축 우라늄을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다만 연구 목적에만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은 지난 4월에 워싱턴에서 47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핵 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북한, 이란과 함께 벨로루시를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에 입장을 바꿔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폐기하기로 한 이유가 궁금하군요?

답) 몇 달 전 벨로루시가 미국에 접근해 고농축 우라늄 폐기와 관련한 합의 타결에 관심이 있음을 내비쳤고, 그 이후 양측간의 회담을 통해 벨로루시가 입장을 바꾸게 됐다고, 미 당국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벨로루시가 핵 물질을 포기하는 대가로 무엇을 얻게 되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요, 필립 고든 미 국무부 차관보는

벨로루시가 앞으로 첫 번째 민간용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벨로루시는 현재 에너지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면 에너지 원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문) 벨로루시가 핵 물질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을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있는 핵무기나 핵 물질을 단계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인데요, 이번에 벨로루시로부터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은 그 같은 구상을 실현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우크라이나가 고농축 우라늄을 전량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지난 달 초에 카자흐스탄이 미국의 지원 아래 약 1백t의 무기급 핵 물질을 동부지방의 안전한 장소로 모두 옮겼습니다. 카자흐스탄이 옮긴 핵 물질 1백t은 핵무기 7백70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막대한 양입니다.

지금까지 벨로루시가 보유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과 관련한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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