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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북한 기획보도, 미 에미상 수상


영국 공영방송 BBC의 북한 현지 취재물이 최고의 방송물을 선정하는 미국 에미상을 수상했습니다. BBC는 현지 취재에 제한이 있었음에도 해당 보도가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해 6월 ‘격리된 북한의 삶’(Life Inside the North Korean Bubble)이란 제목으로 방송한 다큐멘터리가 미국 에미상을 수상했습니다.

미국 TV 예술과학아카데미 NATAS는 지난 26일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열린 ‘제32회 뉴스와 다큐멘터리 에미상’ 시상식에서 모두 42개 부문의 수상작을 발표했습니다.

BBC 방송의 ‘격리된 북한의 삶’은 ‘정규 뉴스방송 중 우수 기획물’(Outstanding Feature Story in a Regularly Scheduled Newscast)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미국TV예술과학아카데미의 폴 필리테리 최고 관리책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언론인들로 구성된 심사단이 발상, 창의성, 제작 수준을 평가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고 말했습니다.

BBC의 이번 다큐멘터리는 지난 해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98회 생일을 맞아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 현지 제작한 것입니다.

BBC는 기획물에서 북한 전체가 외부세계와 단절되고 밀고자들로부터 늘 감시 당하는 가운데 비현실의 틀에 격리돼 살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안의 삶은 20세기와 같다는 것입니다.

BBC 기자가 만난 북한 대학생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외에 존경하는 세계 지도자로 스탈린과 모택동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기자는 북한 주민들이 몇 세기에 살고 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취재 기간 중 선별된 농장과 마을, 학교, 가정만을 취재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이 공식적으로 계획한 행사 외에는 어떤 것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고 누구와도 즉흥적으로 대화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BBC는 안내인들이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오는 사람들을 카메라 앞에서 멀리 쫓아내는 장면을 비롯해 기자와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들을 여과 없이 보여줬습니다.

BBC는 북한의 현실과 대비되는 한국의 발전상도 같이 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물건 값을 계산할 수도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망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극명한 차이로 인해 매해 한국에 도착하는 3천 여명의 탈북자들은 다른 행성에 도착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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