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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사상 첫 여성총리, 그는 누구인가


줄리아 길러드 총리
줄리아 길러드 총리

호주에서 지난 주에 여성인 줄리아 길러드 부총리가 새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한데다 그 과정이 아주 극적이어서 큰 화제가 됐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먼저, 호주 사상 첫 여성총리로 선출된 길러드 총리가 어떤 인물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답) 네, 길러드 총리는 1961년 영국에서 태어나 4살 때 부모를 따라 호주로 건너왔습니다. 애들레이드 대학교와 멜버른 대학교에서 공부한 후에는 법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노동관계법 분야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1998년에 연방의회 하원 노동당 소속으로 선출돼 중앙 정치 무대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교육,고용, 노사관계 장관 겸 부총리로 발탁됐습니다.

호주 사상 첫 여성부총리이자 최초의 이민자 출신 부총리로 기록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총리로 선출되면서 사상 첫 여성총리라는 새로운 역사를 남기게 됐습니다.

) 길러드 총리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총리직에 도전하느니 차라리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총리직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답) 호주에서는 올해 말에 총선거가 열릴 예정인데요, 집권 노동당 내부에서는 지지율이 40% 대로 추락한 케빈 러드 총리 체제로는 선거에서 승리해 다시 집권하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길러드 당시 부총리가 23일 밤에 전격적으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것입니다.

러드 총리는 당내 경선을 통해 재신임을 물으려고 했지만, 이미 대세가 길러드 부총리 쪽으로 기운 것을 확인하고는 경선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길러드 부총리가 당 대표 겸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24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이루어졌는데요, 호주 역사상 가장 전격적인 총리 교체로 평가되고 있고, 일각에서는 ‘의회 무혈쿠데타’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 러드 전 총리는 한때 아주 높은 인기를 누렸었는데요, 총리직을 잃을 정도로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러드 전 총리는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최종입장 결정을 도쿄의정서 종료시점인 오는 2012년 이후로 연기했는데요, 호주인들은 이를 정치적으로 비겁한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러드 전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천연자원이익세’ 부과 방침이 생산업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면서 전체적으로 노동당 정부의 무능함으로 비쳐진 점도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 길러드 새 총리가 전임 정부에서 부총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큰 정책 변화는 없다고 볼 수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호주가 세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도록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힌 것을 단적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길러드 총리는 러드 전임 총리의 지지율 급락을 초래했던 기후변화문제와 천연자원이득세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통해 갈등 해소책을 찾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외정책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아프가니스탄 전쟁 지원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아프간 파병 정책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며, 호주가 아프간 전쟁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 길러드 새 총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인가요?

답) 호주에서 현재 노동당의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수준인 35%인 반면 야당인 보수당의 지지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연말에 열리는 총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길러드 총리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길러드 총리는 자신 있다는 입장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야당이 교육예산과 보건예산을 삭감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가로막으려는 것을 방관한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길러드 총리는 이 같은 가치와 믿음을 바탕으로 총리까지 오르게 됐다면서, 연말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 길러드 총리는 올해 마흔 여덟 살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요, 지금 호주에서는 새 총리의 남자친구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구요?

답) 네, 호주 언론과 일반인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주인공은 팀 매티슨 이라는 사람입니다. 과거에는 미용사로 일했고 지금은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04년에 매티슨 씨가 일하는 미용실에서 처음 만났고, 4년 전인 2006년부터 사귀기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멜버른에서 같이 살면서 ‘동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티슨 씨는 길러드 총리의 머리 손질과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특히 금요일에는 길러드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양고기 구이를 준비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동거인 관계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답) 호주에서 ‘동거인’은 결혼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 부부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갖는 관계를 의미하는데요, 매티슨 씨는 길러드의 총리 선서식에도 ‘동거인’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매티슨 씨는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정식으로 결혼을 할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지금까지 호주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한 것과 관련한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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