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트럼프, TPP 탈퇴 등 행정명령 서명 예정...상원, 국무장관 지명자 등 인준 표결


도널드 트럼프(앞)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제러드 쿠슈너(왼쪽) 백악관 선임고문, 마이크 펜스(왼쪽 두번째) 부통령 등이 배석한 가운데 '오바마케어' 관련 규정을 포함한 첫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앞)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제러드 쿠슈너(왼쪽) 백악관 선임고문, 마이크 펜스(왼쪽 두번째) 부통령 등이 배석한 가운데 '오바마케어' 관련 규정을 포함한 첫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요일(23일) 여러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만나는 등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이 소식에 이어서 이날 상원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하와이에서 우주 행성인 화성에서의 생활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실험이 지난 주에 시작됐는데요. 이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금요일(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는데요. 월요일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게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월요일(23일)이 새 행정부의 진정한 출범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취임 첫 주를 맞아서 무척 바쁜 일정을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등 3개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군을 제외한 모든 연방 공무원 고용을 동결하고 이른바 멕시코시티 정책을 회복하는 행정명령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시티 정책이란 무엇인가요?

기자) 낙태 금지 정책의 하나인데요. 국제 비정부기구 가운데 낙태를 옹호하거나 낙태시술을 제공하는 단체는 미국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금지하는 정책입니다. 이 정책은 1984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서 처음 나왔기 때문에 멕시코시티 정책이란 이름이 붙었는데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때 시행되기 시작했지만, 2009년에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폐기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 금요일(20일)에 이미 몇 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수순에 들어갔는데요. 오바마케어 시행에 따른 불필요한 경비나 규제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겁니다. 이 행정명령은 보건후생부 등 연방정부 기관이 오바마케어법의 해석을 가능한 느슨하게 해서 개인이나 보험회사, 의료기관의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한가지 예를 들어드리면요. 현행 오바마케어 법은 모든 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란 걸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은 벌금을 내야 하는데요.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서 정부 기관이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 해당하는 범위를 확대하는 식으로 벌금을 면제해 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갑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에도 바쁜 일정을 보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취임 다음 날인 지난 토요일(21일) 오후, 미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방문하고, 미국 정보기관과 CIA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해킹 의혹과 관련한 미국 정보기관의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CIA가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는데요. 취임식 다음 날 CIA를 방문해 지지를 나타낸 건,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IA 방문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 주 동안 여러 연방 정부 기관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월요일(23일) 여러 인사와의 만남도 예정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전에 여러 기업과 노조 지도자들을 만났고요. 정보 브리핑을 들은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오찬을 하고, 의회 지도자들을 접견합니다. 또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일대일 회담도 갖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습니다만, 아직 장관 지명자 인준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상원은 지난 금요일(20일) 취임식이 끝난 뒤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와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지명자를 인준했는데요. 매티스 국방장관은 98대1, 켈리 국토안보장관은 88대 11 등 압도적인 지지로 인준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해병대 장성 출신인데요. 두 사람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취임식 당일에 최소한 안보팀에 대한 인준이 마무리되길 바랐는데요.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인준을 받질 못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금요일에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도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는데, 민주당이 연기했습니다. 그래서 공화당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민주당이 국가안보가 달린 문제에 정치적인 입장을 먼저 내세우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09년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당시에는 상원이 취임식 당일에 7명을 한꺼번에 인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이 이 점을 계속 상기시키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 지명자들의 경우, 윤리검증에 필요한 서류를 제때 내지 못해서 인준이 늦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폼페오 CIA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이 월요일(23일) 중에 있을 예정인데요. 무난히 인준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는 어떻습니까? 석유기업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이어서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점,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관리들과의 친분을 맺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됐는데요.

기자) 네, 일부 공화당 의원도 틸러슨 지명자에 대해서 의구심을 나타냈는데요. 틸러슨 지명자가 지원군을 얻었습니다. 영향력 있는 두 상원의원, 존 매케인 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틸러슨 지명자 인준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월요일(23일) 틸러슨 지명자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매케인 의원과 그레이엄 의원, 두 의원은 일요일(22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과거 러시아나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 등 여전히 우려하는 점이 있지만, 틸러슨 지명자가 미국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옹호할 것으로 믿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네, 틸러슨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안이 본 회의에 오르려면, 먼저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앞서 루비오 의원에게 달렸다는 얘기가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틸러슨 지명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화당 의원 가운데 1명만 민주당 의원들에 동참해도 틸러슨 지명자에 대한 인준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루비오 의원이 앞서 인준 청문회에서 틸러슨 지명자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결국 틸러슨 지명자의 인준을 지지한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장관 지명자들과 달리, 백악관 보좌진은 상원 인준 과정이 필요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요일(22일) 백악관에서 참모진의 선서식이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씨 역시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취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쿠슈너 씨가 백악관 보좌관으로 일하는 것이 친족 등용 금지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는데요. 지난주 법무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렸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과학계는 화성이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을 갖춘 행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지구를 대체할 인류의 새로운 거주 공간을 화성에 세우기 위한 연구가 한창인데요. 미국에서 가상이긴 하지만 화성에서 살아보는 실험도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하와이에서 3차 모의 화성 체험 실험이 지난주 목요일(19일)에 시작됐습니다. 앞선 실험에서는 화성에서의 식량 수급과 대원 간의 화합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됐었는데요. 이번 실험에서는 고립되고 척박한 환경에서 대원들이 처하게 될 정신적인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화성 생활을 가상으로 경험해 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데요. 가상 거주지 어떤 모습일까요?

기자) 네, 최대한 화성과 흡사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요. 연구진은 지구에서 가장 큰 활화산인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마누아로아’라는 화산 기슭에 돔 그러니까 둥근 지붕 모양의 모의 거주지를 설치했습니다. 하얀색 비닐로 덮여있는 이 거주지는 약 110m2로 방 2개짜리 작은 집 크기이고요. 부엌과 실험실, 화장실 하나와 6명의 대원을 위한 작은 취침공간 6개가 마련돼 있습니다. 그리고 거주지에서 나오면 화성이라고 착각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온통 바위와 붉은 흙으로 뒤덮인 척박한 산기슭에 아무것도 없이 이 모의 거주지만 덩그러니 서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척박한 환경에 그것도 고립된 공간에서 6명이 함께 지내는 것,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사람들이 화성체험을 할까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이번 실험을 위해서 700명이 지원했다는데요. 성격검사와 심화 인터뷰 등을 통해 기술자와 컴퓨터학자, 생체의학 전문가 등 6명의 과학자가 선발됐습니다. 이들은 8개월간 철저하게 격리돼서 냉동건조 식품 등을 먹으며 지내게 됩니다. 또 이번 실험이 정신적인 문제에 관한 것인 만큼 대원들의 기분이나 다른 대원 간의 근접성 정도 등을 측정하는 기기를 몸에 착용하고 지내게 되고요. 또한, 친근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상현실 기기가 동원된다고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화성 체험이 미국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니죠?

기자) 네, 세계 곳곳에서 화성 모의 체험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하와이 실험은 화성과 가장 흡사한 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실험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하와이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정식명칭은 ‘하와이 우주 탐사와 모의실험’으로 영어 약자로 HI-SEAS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NASA에서 200만 달러 이상을 이 실험에 투자해 진행해 오고 있는데요. 우주 과학계는 오는 2030년대에는 화성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거주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2030년대라면 20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건데요. 이런 우주 공간에서의 가상 생활 실험은 사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990년대 미 남서부 애리조나 주에서 ‘생물권 2(Biosphere 2)’라는 실험이 진행됐었는데요. 거대한 유리로 만든 공간에서 8명의 대원이 식물과 동물을 키우며 자급자족하는, 가상 우주 생활을 체험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밀폐된 공간 안에 이산화탄소가 위험한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식물과 동물이 죽어가고 대원들 역시 굶주림과 공격성이 증가해 다툼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2년간의 실험을 끝으로 생물권 2 실험은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실험에서도 이런 부작용이 예상되지는 않을까요?

기자) 그럴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하와이 가상 거주공간은 우선 밀폐돼있진 않다고 하고요. 또 깡통에 담긴 음식이나 간식거리들을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대신 거주지에서 떨어진 곳에 떨어트려 놓고 가면 로봇을 이용해 거주지로 가져오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대원들이 완전히 거주지 안에 고립되는 것도 아닌데요. 지질연구나 지도 제작 등의 임무를 위해 거주지 밖을 나갈 수는 있지만, 대신 우주복을 입고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