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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6자회담 대표, 나란히 미국 방문


남북한6자회담 수석대표가 오는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합니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동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7일부터 사흘간 미국 시라큐스대학교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합니다.

이번 토론회에는 북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공식 회동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임 본부장은 리 부상에게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과 IAEA 시찰단 복귀 등 3차 미-북 대화에서 합의한 비핵화 사전조치의 철저한 이행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그랜드 바겐’ 정책에 대해서도 재차 설명하면서 남북 대화를 제안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랜드 바겐’ 이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 이와 동시에 국제사회가 안전보장과 경제 지원을 제공한다는 구상입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7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합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성사될 경우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대화에만 속도를 내는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영양 지원 협의 등 미국과 협상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접촉을 서두르기 보다는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국책연구소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는 응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국 정부의 조문 태도를 비난하며 한국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미-북 간 합의가 이뤄진 이후인 지난 2일부터 한국 일부 군 부대가 김정은 부자의 사진에 전투 구호를 붙인 것을 문제 삼으며 연일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5일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조속히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한국 군 내부의 사안을 가지고 북한이 그런 식의 반응을 보이고 동향을 보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의미가 없고 적절치 않다, 특히나 가당치 않은 그런 반응입니다. 남북간 긴장 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우리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오는 게 앞선 수순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과 고구려 고분군 일대 병충해 방제를 위한 당국간 실무접촉에 대해 현재까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 입장에선 현재 남북대화가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다며, 김일성 주석 생일 등 내부 일정이 마무리되는 오는 4월 이후 북한의 태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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