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지난해 위성발사 대미 통보"


북한이 지난 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미국에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전에 미사일 발사 계획을 미국에 알려줬다는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전인 지난 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미국에 알려줬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에반스 리비어 씨는 최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 연구소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자신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흘 전인 지난 해 12월 15일 북한 관리로부터 위성 발사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에 따르면 이 북한 관리는 ‘위성 발사는 북한의 주권적 권리’라며, ‘미국이 이를 방해하거나 막으려 할 경우 더욱 강력한 반발만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북한 관리는 특히 `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발사를 강행할 경우 상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란 점도 잘 알고 있었다’고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자신이 만난 북한 관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이른 시기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측 인사로부터 위성 발사와 관련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받고 북한에 강력히 경고했다’는 것입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경고에는 ‘위성 발사가 미-북 합의 위반이라는 구체적인 언급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 행정부의 누가, 언제, 어디서, 이같은 대북 경고를 북한 측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의 주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앞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 “I AM NOT GONNA SPEAK DETAIL…”

앞서 눌런드 대변인은 지난 16일, 뉴욕채널을 통해 하루 전에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면서, “그 메시지를 전해 받은 사람은 로켓 발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 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 1백주년을 맞는 다음 달에 미사일을 발사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이를 계기로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공고화하려 한다는 겁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또 북한이 2.29 합의 직후 미사일 발사를 발표한 배경을 두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북한은 미국이 중거리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동결을 상당히 중시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위성 발사’ 정도는 그냥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다른 이유는, 미국은 우라늄 농축 등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워낙 중시하기 때문에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2.29합의를 파기하지 못할 것으로 북한이 생각했을 수 있다고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분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는 계속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럴 경우 미국은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또 유엔 안보리가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북한이 3차 핵실험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주한 미국대사관 부대사에 이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