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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부터 시작된 북한-파키스탄 핵 커넥션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내부 모습(자료사진)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내부 모습(자료사진)

북한과 파키스탄의 핵 관련 거래는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과 파키스탄 간 핵 거래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문)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보도를 계기로 북한과 파키스탄의 핵 협력 관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두 나라가 핵 거래를 시작한 게 90년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보면 지난 1993년부터 두 나라가 핵 거래를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90년대에 파키스탄 총리를 지낸 베나지르 부토는 생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1993년 우라늄 농축 자료가 담긴 CD, 알판을 코트에 넣고 평양에 가 북한 당국에 직접 전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문)부토 전 총리 외에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도 북한에 핵 기술을 넘겨주지 않았나요?

답)그렇습니다. 칸 박사는 파키스탄에서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인데요. 칸 박사는 자신이 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을 드나들면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20기와 관련 설계도를 넘겨줬다고 말했습니다. 또 칸 박사는 원심분리기를 넘겨줄 때 북한의 항공기가 동원됐으며, 파키스탄 군 당국이 선적을 감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칸 박사는 핵 기술 유출이 개인 차원이 아니라 파키스탄 군부가 개입된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 파키스탄 군부가 북한과 핵 거래를 했다는 칸 박사의 주장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까요?

답) 이번에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공개된 북한 노동당 전병호 전 비서의 서한을 보면 북한이 당시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카라마트에게 3백만 달러를, 그리고 줄피카르 칸 중장에게 50만 달러와 보석을 주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따라서 파키스탄 군부가 어느 정도 개입했느냐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개입 자체는 사실로 보입니다. 카라마트 전 총장은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이번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문)한 가지 궁금한 것은, 90년대 중반이면 북한은 이미 영변에서 플루토늄 핵 시설을 가동하고 있었을 때인데요. 북한이 왜 파키스탄에서 우라늄 농축 기술을 도입하려 했을까요?

답)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파키스탄에서 우라늄 농축 기술을 도입하려 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플루토늄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영변 핵 시설이 폐쇄될 경우에 대비해 별도의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문)그렇다면 파키스탄은 북한에 핵 기술을 건네 주고 그 대가로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요?

답)파키스탄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도입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파키스탄의 칸 박사나 군부 인사들은 북한 당국이 쥐어주는 수백만 달러의 돈과 보석도 탐을 냈던 것 같습니다.

문)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표면화 된 시점을 2002년으로 봐야 할까요?

답)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그 동안 북한과 파키스탄 간의 핵 거래를 의심해왔는데요.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2년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그 해 10월 평양에 보내 이 문제를 추궁했습니다. 그 결과 미-북 제네바 합의는 깨졌고 이른바 `제2차 핵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여기서 제임스 켈리 전 동아태 차관보의 말을 들어보시죠.

“켈리 전 차관보는 당시 미국은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만들어 우라늄 농축을 하려 한다는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문)하지만 북한은 우라늄 농축 사실을 계속 부인하지 않았나요?

답)그렇습니다. 북한은 2002년 당시는 물론 지난 해까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해 11월 북한을 방문한 미국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자신이 수백기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직접 봤다고 말했습니다.”

문) 현재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것도 우라늄 농축 문제 때문이 아닌가요?

답) 6자회담이 우라늄 농축 한 가지 문제 때문에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6자회담 재개의 큰 걸림돌인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김숙 유엔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2002년 이래 북한이 줄곧 부인해 온 것을 스스로 거짓으로 만들었는데,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고 이를 위해서 진정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있다면 우라늄 농축(UEP) 이든 플루토늄이든 핵을 계속 가동하면서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고 자기모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당장 중지를 하고 모든 핵 활동을 즉시 중지를 하고 우리가 제안한 비핵화, 남북 대화의 호응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활동과 플루토늄 시설 가동을 중단해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과 파키스탄 간 핵 거래와 관련한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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