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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 대형은행 데빗카드 수수료 부과, 공화당 예비선거 지역 경쟁 등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의 대형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무료 이용이 가능했던 ‘데빗카드’에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먼저 선거를 치르려는 지역간 경쟁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 최대의 은행이죠?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이 데빗카드 사용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하죠?

답) 그렇습니다. 아마도 청취자들께서는 데빗카드라는 것이 생소하실 텐데요. 신용카드와 비슷하지만 자신이 은행에 저축해 둔 잔금의 허용 범위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금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기는 불편하고, 또 위험하기도 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바로 이 데빗카드를 많이들 이용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데빗카드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이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것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은 미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롯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150여 개 나라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문) 수수료 부과 금액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 한 달에 5달러씩, 1년이면 60달러에 달합니다. 어찌 보면 그리 큰 돈이 아닐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무료로 이용하던 습관이 있어서 그 차이가 꽤 느껴질 것 같습니다. 또 이것이 몇 년씩 쌓이다 보면 그것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문)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없던 수수료를 부과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수익과 관련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 자산 규모로 미국 최대의 은행인데요. 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 위기와 함께 자금난에 시달리며 적잖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음달부터 데빗카드 가맹점, 그러니까 이 데빗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업소에 은행이 부과하는 수수료가 현행 44센트에서 24센트로 줄어들게 됩니다. 은행 측에서 보면 연간 66억 달러의 수입이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결국 데빗카드 이용자 수수료는 업체들로부터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문) 안 그래도 불황이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데 또 하나의 부담이 더 늘게 됐군요. 문제는 다른 은행들에게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아닙니까?

답) 맞습니다. 미국 내 최대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웰스 파고’ 은행도 다음 달 15일부터 일단 5개 주에서만 데빗카드 이용자에게 매달 3달러씩의 수수료를 시범적으로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체이스’ 은행의 경우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위스콘신 주에서 매달 5달러씩의 데빗카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데요. 아직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드는 것은 모든 은행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동안 눈치만 보던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이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 미국 은행권에 또 다른 변화가 있죠? 그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은행 계좌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고요?

답) 네. 미국에서 은행 계좌를 만들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수표를 발행해 사용할 수 있는 ‘체킹 어카운트’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국어로는 ‘당좌 계좌’ 쯤으로 해석이 되는데요. 본래 이들 계좌들은 매달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은행들이 경쟁에 나서면서 무료 계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은행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이 같은 무료 계좌들을 대거 없애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역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늘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다음 소식인데요. 불황으로 미국의 대형 기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규모 감원과 감봉 등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정작 최고 경영자들은 퇴사시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가고 있군요?

답) 네.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패커드(HP)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레오 아포테커 씨가 퇴임 때 최소 1천32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휴렛패커드는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며 이미 수 천 명의 직원들을 감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회사여서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아포테커 퇴직금 가운데 720만 달러는 현금으로, 360만 달러는 주식으로, 나머지 240만 달러는 성과급으로 챙겼습니다.

문) 얼마 전 휴렛 패커드의 새 최고경영자가 발탁됐는데, 그도 아포테커와 비슷한 수준의 퇴직금을 받기로 계약했다죠?

답) 그렇습니다. 위기의 회사를 구하기 위해 미국의 유명한 전자쇼핑 경매 업체 이베이(ebay)를 경영했던 멕 휘트먼은 연봉으로 단 1달러를 받기로 해서 화제가 됐었는데요. 알고 보니 퇴직금으로는 아포테커와 맘먹는 1천310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가 돼 있었습니다. 휘트먼은 또 일정 수준의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최소 240만 달러의 연간 성과급을 받게 됩니다.

문) 그런데 이 같은 최고경영자에 대한 초특급 대우, 비단 휴렛 패커드 뿐이 아니죠?

답) 네. 뉴욕 멜론 은행의 로버트 켈리 최고경영자도 자리에서 물러날 때 1천720만 달러 어치의 현금과 주식을 받았고요. 얼마 전 야후에서 해고된 캐롤 바츠도 1천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았습니다. 또 메시 에너지 사의 박스터 필립스 역시 1천4백만 달러 어치를 퇴직금으로 챙겨갔습니다.

문) 문제는 기업들이 저마다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면서도 고통은 직원들에게 분담시키고 최고경영자에게는 엄청난 특혜를 베풀어도 되느냐는 것이죠?

답) 그렇죠. 기업들의 윤리관이 지탄을 받는 이유인데요. 미국에 있는 3천 여 개 대기업들 가운데 최고 경영자의 퇴직금을 줄인 곳은 단 38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판론자들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직원들의 임금을 줄여 결국 경영진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미국에서 내년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선발하는 경선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각 주정부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하죠?

답) 네. 미 동남부 플로리다주가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서고 있는데요. 공화당 예비경선 일정을 내년 1월 말로 앞당기려 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3월 이전에는 주요 4개 주를 제하곤 예비경선을 실시하지 못하도록 공화당 규약으로 금하고 있는데요. 플로리다주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으로 나오자 다른 주들도 덩달아 먼저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플로리다주는 30일 주 공화당 의원들이 경선 일정을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문)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예비경선을 먼저 치르는 지역들이 따로 있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이렇게 4개 주를 제외한 다른 주의 경우 대선이 있는 해의 3월 6일 이전에는 예비경선을 금지합니다. 이 규정을 위반하는 주에 대해서는 최종 전국 전당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대의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제재를 받게 됩니다.

문) 그런데 플로리다주가 예비경선을 먼저 치르려는 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바로 지난 번 대선이 있었던 2008년에도 플로리다주가 예비경선을 1월 29일에 치르는 바람에 앞서 언급해 드린 4개 주들이 선두를 뺏긴 전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플로리다주가 무리하게 경선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보려는 것 이외에 다른 이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전국 최초 경선 결과에 미국 유권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텐데요. 그렇다고 규정까지 위반해 가며 지나친 경쟁을 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문) 선거 분위기가 이렇게 일찍 과열되면 각 후보들의 유세 일정 등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공화당으로서는 경선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켜서 대선에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데요. 너무 일찍 과열돼 버리면 정작 선거 시점에 맥이 빠질 수 있습니다. 또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이른바 잠룡 주자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렇게 되면 시기를 저울질 하던 이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결국 모든 선거 일정을 관장하는 공화당 차원에서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공화당의 최종 대선 후보를 공식 결정하는 전당대회는 내년 8월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항공기 제조업체인 미국 보잉(Boeing)사 일부 직원들이 마약 거래에 연루돼 체포됐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미 연방수사국 FBI와 마약단속국 DEA가 합동으로 펜실베이니아주 동북부 보잉사 공장을 급습해서 마약 밀매에 연루된 직원 37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공장은 직원이 5천 여 명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이곳은 미군용 H-47 치누크 헬기 등을 생산하는 주요 군사 시설입니다.

문) 군 시설을 담당하는 업체에서 직원들이 한꺼번에 마약에 연루된 이유가 뭡니까?

답) 거대 조직망과 연결돼 있다기 보다는 개별 사안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 중 23명은 불법 마약유통과 처방 혐의를 받고 있고요. 나머지 14명은 동료로부터 펜타닐과 옥시코돈 등의 마약을 구매하려 한 혐의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사전에 의심을 가진 회사 측의 신고로 밝혀졌는데요. 경찰은 이들이 항공기 제작과 관련해 어떤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문) 최첨단 정밀 기구인 항공기 제작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마약에 취해 있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 더구나 군용기 제작이라면 더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답) 네. 사실 문제의 이 보잉사 공장에서는 지난 2008년 11월 역시 같은 군용 헬기인 오스프리 제작 과정에서 마약의 일종인 플라스틱 헤로인 알약이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치누크와 오스프리 생산 라인 두 곳의 가동을 임시 중단하기도 했었는데요. 또 군용기를 제작한 이후 비행 실험에서 성능 기준에 미달되는 등 네 차례나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군용 헬기 추락 사고 등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어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초연을 시작한 지 25주년이 됐죠?

답) 그렇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10월 9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 엔드 극장에서 처음 시연됐습니다. 이어 뮤지컬의 본 고장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도 1988년 1월부터 이미 9천800번 이상의 공연을 가졌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은 이 뮤지컬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5, 6, 11일에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시 생방송 기념 쇼를 마련합니다.

문) 전 세계적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본 관람객들이 얼마나 됩니까?

답) 지금까지 27개국에서 1억3천만 명의 관객 몰려 관람료로 56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에, 천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곡을 썼고, 미국 감독 ‘해럴드 프린스’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 뮤지컬은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공연됐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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