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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태풍 네삿 필리핀 강타, 수도 마닐라 침수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시간입니다. 러시아의 푸틴 총리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자리를 맞바꾸게 되는 정국 파동을 둘러싸고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이 해임됐습니다. 강력한 태풍이 또 필리핀을 강타해 수도 마닐라시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간에 쌀 수출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밖에 지구촌 소식 알아봅니다. 문철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문철호 기자, 오늘은 먼저 러시아 정치 소식을 알아봅니다. 러시아 재무장관이 논란 속에 해임됐군요.

답) 네,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이 26일 내년 선거 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총리로 자리를 옮긴 뒤 새 내각에 자신이 일할 자리가 없어 사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쿠드린 장관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총리가 된다면 새 정부에서 봉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습니다.

문) 메드베데프 대통령 측은 쿠드린 장관이 사임한 게 아니라 해임된 거라고 주장했죠?

답) 네, 그렇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나탈리아 티마코바 공보실장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쿠드린 장관을 해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쿠드린 장관은 내년 2012년 대통령 선거 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서로 자리를 맞바꾸려는 정치 판도를 놓고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의견 충돌을 빚어 해임됐다는 겁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는 공식 석상에서 쿠드린 장관이 반발하자 그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즉각 사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쿠드린 장관에겐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침에 의견을 달리 한다면 사임하는 것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점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적한 겁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텔레비전 방송 뉴스 시간에 쿠드린 장관 해임을 발표했습니다.

문) 쿠드린 장관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정부 지출 정책도 비판했다죠.

답) 네, 쿠드린 장관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정부의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군사분야 지출을 확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쿠드린 장관은 2000년에 취임해 11년 동안 세계 주요 국가들을 통틀어 가장 오래 재무장관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쿠드린 장관은 특히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때 러시아 경제를 잘 이끌었다고 높이 평가돼 왔습니다. 러시아 시중은행인 VTB 24은행의 미하일 자도로프 총재는 쿠드린 장관의 퇴진후 러시아 중앙은행과 정부가 지금 처럼 시시각각 벌어지는 도전을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 다음은 필리핀의 태풍 피해 소식을 알아봅니다. 수도 마닐라시가 물에 잠겼다구요.

답) 네. 올해 들어 17번째인 태풍 네삿이 필리핀 북부 루손도를 강타해 수도 마닐라는 허리까지 차는 물에 잠겨 시 전체가 마비됐습니다. 정부기관들과 대학 등 각급 학교들이 문을 닫았고 교통이 두절됐습니다. 27일 필리핀 증권거래소와 미국 대사관도 문을 닫았는데요, 미 대사관 구역은 가슴까지 차는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문) 인명, 재산 피해가 크겠군요.

답) 이번 태풍 강타로 적어도 일곱 명이 사망했고 어부 다섯 명이 실종됐습니다. 주택들과 고속도로가 물에 잠겼을 뿐 아니라 강력한 폭풍이 지붕들을 날려 버렸고 주민 10만 명에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마닐라 빈민가에선 수많은 판자집들이 홍수에 휩쓸려 나갔습니다. 여객기와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돼 수 천 명의 여행자들이 발이 묶였습니다.

문) 이번 태풍의 규모가 어느 정도 큰가요?

답) 태풍 네삿의 비구름 규모는 650킬로미터에 달하는데요, 바람도 대단히 강해 최고 시속이 170킬로미터로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인 루손도 전역을 휩쓸었습니다. 해안 지역에서는 높이 4미터에 달하는 파도가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마닐라 시내 병원들의 지하층은 홍수가 들이쳐 환자들이 높은 층으로 대피한 상황이구요.

문) 이 태풍은 어느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까?

답) 태풍 네삿은 평균 풍속 140킬로미터로 루손도를 남쪽으로부터 가로질러 현지 시각 27일 밤에서 28일 새벽 사이에 빠져나가 서북 방향으로 중국을 향해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문) 필리핀은 해마다 많은 태풍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하는 나라죠?

답) 그렇습니다. 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필리핀은 해마다 평균 20차례의 태풍과 폭풍이 닥쳐 막대한 피해를 겪고 있는데요, 루손도 남부의 알바이 주 마욘 화산 저지대에서 2006년에 태풍으로 온 마을이 산사태 속에 묻혀 주민 1천6백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었습니다.

문) 다음은 남미 쪽을 볼까요. 볼리비아에서 아마존 우림 지역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둘러 싸고 정부와 주민들이 격돌하고 있다죠?

답) 네, 볼리비아 정부는 아마존 우림 지역을 지나는 고속도로를 브라질의 재정지원으로 건설하고 있는데 아마존 지역 원주민들이 자연보존을 해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 달 트리니다드시를 출발해 행정수도 라파즈로 행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5일에 볼리비아 경찰이 이들을 중도에서 가로막고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폭력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원주민 출신인데 원주민들의 항의 시위를 강경 진압을 지시한 겁니까?

답) 모랄레스 대통령이 그렇게 지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경찰이 진압이 지나쳤다고 비판하면서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일단 임시중단하고 건설 계속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볼리비아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인 세실리아 차콘 장관은 경찰의 시위대 강경 진압에 항의해 장관직을 사임해 아마존 고속도로 건설이 정치쟁점으로 비화할 조짐입니다.

문) 아마존 고속도로는 어떤 지역을 지나게 되나요?

답) 볼리비아 아마존 고속도로 건설은 이시보로 세쿠레 원주민 지역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지역 원주민들은 외부와 소통하지 않은 채 원주민 고유의 자연생활을 해오고 있는데요, 고속도로 건설 등 개발로 자신들의 생활과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활과 화살로 맞서겠다는 각오를 나타냈습니다.

문) 모랄레스 대통령이 아마존 고속도로 건설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최근 원주민들이 싫어하든 좋아하든 상관없이 아마존 국립공원 지역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계속하겠다고 강경 방침을 밝혔었습니다. 원주민들은 대통령의 그런 발언에 크게 분노하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건설사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겁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평소 모든 나라들이 자연을 존중하는 환경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 정작 자신은 모순된 정책을 강행한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문) 고속도로 건설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답) 아마존 고속도로는 브라질에서 출발해 볼리비아를 거쳐 태평양 연안 국가 칠레와 페루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로 총 길이 5천8백50킬로미터 가운데 볼리비아 구간은 3백 킬로미터입니다. 공사비는 4억1천5백만 달러인데 브라질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문) 다음은 유엔 총회에서 쿠바 대표가 미국을 강하게 비판한 소식 알아보죠.

답) 네, 쿠바의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이 미국의 쿠바에 대한 오랜 무역제재를 비판하면서 쿠바가 그 동안 입은 손실이 9천7백5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26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를 비판하면서도 쿠바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로드리게스 장관이 어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나요?

답)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국과 인도적인 문제들을 협의하고 불법 마약거래, 인신매매, 테러 퇴치 등을 협의하는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에 미국은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밝히고 쿠바계 미국인들의 쿠바 방문과 송금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는데요, 로드리게스 장관의 유엔 총회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화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민주주의를 향한 개혁을 이룩해야만 쿠바에 대한 무역제제가 해제될 거라고 분명히 못박았기 때문에 로드리게스 장관의 제안은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문) 쿠바의 자체 국민들에 대한 인권 탄압도 문제지만 미국 민간인을 억류하고 있는 것도 양국간 중대 현안이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앨런 그로스라는 미국 민간인이 쿠바 내 유대계 주민들을 위한 통신장비를 설치하다가 2009년 12월에 쿠바 당국에 체포돼 재판을 받고 15년의 징역형을 복역중입니다. 그로스 씨는 쿠바 내 유대계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향상시켜주는 일을 했을 뿐이라는데 쿠바 정부는 그로스 씨의 행위가 쿠바 정부를 위협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석방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문) 다음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쌀값 분쟁에 관해 알아보죠.

답) 태국은 인도네시아에 쌀을 수출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 태국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쌀 가격이 너무 낮기 때문에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키티랏 나 라농 태국 상무장관은 인도네시아에 태국이 쌀 30만 톤을 수출하기로 한 협상은 현 집권 푸어타이 당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전임 아비싯 총리 정부가 진행했던 거라며 자신은 그 당시의 낮은 가격으론 쌀을 수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문) 인도네시아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 인도네시아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리들은 태국으로부터 쌀 수출 취소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면서 태국이 이전에 협상한 대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쌀 수출 협약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쌀 가격이 낮다고 주장하는 건 새로운 일인가요?

답)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국의 신임 잉락 치나왓 총리는 지난 번 선거 때 농민들에게 쌀값을 인상해 준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는데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쌀 수출 가격을 올리려는 겁니다. 하지만 농민들에 대한 쌀 가격인상 공약을 지키려면 수출 가격을 올리지 않는 한 정부 재정만으론 감당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태국 새 정부는 쌀 수출 가격을 인상할 방침입니다.

문) 언제부터 쌀 가격을 올리는 건가요?

답) 쌀 가격 인상은 10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태국 농민들은 쌀 가격이 인상될 때까지 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태국은 세계 최대 쌀 수출국으로 중국, 방글라데시, 필리핀,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주 수출 대상국들입니다. 세계의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인 30억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문철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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