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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 7] 북한 현지 취재 결산


추석을 맞아 평양 부흥역이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

추석을 맞아 평양 부흥역이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

국제태권도연맹이 주최한 제 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가 지난 주 평양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측의 초청으로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평양에서 이 대회를 밀착 취재했는데요, 닷새에 걸쳐 생생한 현지 모습을 전하는 특집방송을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평양을 다녀온 백성원 기자와 취재 뒷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문) 안녕하십니까? (네) 평양에서 직접 생방송으로 현지 소식을 보도하셨는데요. 우선 시내에 제법 많은 차가 눈데 띄더라는 내용이 떠오르네요.

답) 예. 물론 다른 나라 대도시와 비교할 순 없습니다. 도로는 널찍한데 여전히 차는 드문드문 다니는 곳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평양 시내 곳곳에서 꼬리를 잇는 차량 행렬을 목격한 적도 많습니다. 드물지만 일부 지역에선 가벼운 정체까지도 경험을 했구요. 북한 방문이 처음이라 이전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온 경험이 있는 외부인들은 한결같이 차량이 정말 많이 늘어 놀랐다는 얘길 많이 했습니다.

문) 텅 빈 거리에서 여성 교통순경이 수신호를 하는 모습이 평양의 거리 풍경으로 언론에 자주 소개되곤 했는데 말이죠.

답) 하지만 이번에 갔을 때는 차들이 순경의 수신호 보다는 주로 신호등에 의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평양 방문이 잦은 사람들 얘기로도 차량이 늘어나면서 신호등이 정말 많이 생겼다고들 합니다. 불과 1, 2년 전과 비교해서도 말이죠. 자연스럽게 신호등이 교통순경을 대체하는 중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문) 평양에서 또 눈에 띄는 점은 없었습니까?

답) 도시 전체가 건설 중이라고 할까요? 여기 저기에서 큰 건물들을 새로 올리고 보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살림집이나 박물관 등을 짓는 중이었는데요. 북한이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2012년 태양절, 그러니까 내년 4월 15일을 목표로 진행 중인 공사가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가 있던 평양 고려호텔 바로 옆에서도 공사 현장을 볼 수 있었구요.

문) 다른 지역은 모르지만 평양만큼은 뭔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군요.

답)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2012년 강성대국의 해를 강조한 표어도 자주 봤구요. 관련 선전 문구와 인공기를 걸어놓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방북 목적이 태권도 대회 취재인데다 행동 반경이 평양으로만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일부 단면 만을 봤을 뿐이라는 전제는 항상 깔려 있는 거죠.

문) 그 얘긴 곧 취재가 자유롭지 않았다, 그런 뜻도 되겠죠?

답) 물론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제가 태권도 대회 취재차 평양에 갔기 때문에 북측에서도 가급적 태권도 대회와 공식 행사에만 충실하길 바랐을 겁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모든 동선을 완전히 통제하진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의 취재 자유가 허용되기도 했고 특히 카메라 촬영을 크게 제한하진 않았습니다.

문) 예전엔 북측이 기자 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이 찍은 사진도 일일이 검사한다는 얘기가 많았는데요. 그런 제약은 많이 완화됐나 보죠?

답) 역시 북한을 많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바로 몇 년 전과도 천지차이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평양 시내를 3시간 넘게 걸어 다닌 적이 2번 있었는데요. 물론 가끔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런 건 안 찍었으면 좋겠다, 그런 주의를 들은 적도 있고, 어떤 길목이나 건물 앞에선 촬영장소를 지정해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임의로 사진을 찍는 걸 크게 말리진 않았습니다.

문) 평양이 애초에 보여주기용으로 워낙 잘 정비된 도시라 그런 거 아닐까요? 건물이라든지, 거주할 수 있는 시민 수준이라든지 말이죠.

답) 그런데요. 의외로 다소 허름해 보이는 구석도 있었고 굳이 그 부분을 피해서 지나가지도 않았습니다. 또 평양에선 장애인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얘기가 있는데 거리에서 장애인들을 분명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특히 평양에서 아주 중요한 장소로 여기는 김일성 광장에서 중증 장애인, 이 분은 두 다리가 없는 분이었는데요, 휠체어 역할을 하는 달구지 바퀴를 밀면서 지나가는 모습도 봤습니다.

문) 길에 차가 많이 늘었다고 했는데 여전히 외제차가 많던가요?

답) 벤츠나 BMW와 같은 유럽차들이 역시 많이 보이고 일본 차종인 렉서스도 볼 수 있었습니다만, 북한에 생산공장이 있는 평화자동차 제품도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승용차인 ‘휘파람’, SUV 모델인 ‘뻐꾸기’ 차종을 많이 봤구요. 승합차 ‘삼천리’도 제법 지나다녔습니다. 호텔에 주차돼 있는 차들 중에도 평화자동차 종류가 많았구요.

문) 야경은 어떻습니까? 에너지 부족으로 평양도 자주 정전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비교적 어두운 편이지만 그래도 새벽까지도 불이 켜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북한 분들하고 얘길 나눠보니까 정전이 되더라도 출퇴근 시간엔 전력을 공급해 준다고 합니다. 평양엔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운행 문제 때문에라도 그렇게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 같습니다.

문) 그래도 밤에 완전히 전력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은 아니군요.

답) 평양에 상주하는 외국인 사업가와 한참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밤이면 캄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건물들에 밤 늦게까지도 불이 켜져 있어 자신도 놀란다고 하더군요. 직접 자신의 차를 운전해 평양 안에서 자유롭게 다니는 사람의 얘깁니다.

문) 일반인들과 접촉할 기회는 있었습니까?

답) 태권도 행사장에 있는 임시매점 직원들이나 유원지에 놀러 나온 평양 시민들과 가끔 마주쳤습니다. 제가 카메라도 여러 대 둘러메고 말씨도 다르고 해서 좀 긴장들을 하더라구요. 하지만 한 번 말문이 트이면 상당히 친절하게 이런 저런 답변을 해줬습니다.

문)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습니까?

답) 평양외국어대학 졸업생으로부터 북한의 영어 교육 실태에 대해 들었습니다. 소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한다는 것, 처음엔 무조건 회화 위주로 듣고 말하기 교육에 치중한다는 얘기였는데요. 영어 교육 열기가 상당히 높아 보였습니다. 외국어대학에서도 물론 영어 전공자가 가장 많다고 하구요. 또 영어를 하면서 다른 언어를 복수전공으로 반드시 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는군요.

북한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로수에 붙어있는 영어 단어 사인이 이채롭다.

북한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로수에 붙어있는 영어 단어 사인이 이채롭다.

문) 영어 외엔 역시 중국어 비중이 가장 높지 않을까요?

답) 물론 그렇다고 합니다. 그 외에 러시아어, 스페인어 전공자도 제법 된다고 하구요.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예전에 비해 비중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 제가 국제태권도연맹 총회를 취재하면서 동시통역을 들어봤는데요. 통역이 상당히 매끄러웠습니다. 워낙 여러 나라 출신 인사들이 참석해 어떨 땐 영어 발음을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그래도 의미를 놓치지 않고 핵심을 잘 전달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 혹시 북한의 내부 사정, 특히 권력 구조 등에 대해서 얘길 나눠보셨나요?

답) 상당히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도 대부분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저와 인터뷰했던 사람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찬양으로 말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들어 두드러진 현상 같은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김정은 부위원장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행자) 예. 평양 취재와 관련한 여러 가지 얘길 들었는데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북한 현지를 취재했던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19일부터 닷새에 걸쳐 평양의 소식을 전하는 특집방송을 보내 드렸습니다. 애청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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