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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 6] 밤 늦게까지 붐비는 개선청년공원


평양 놀이공원 ‘개선청년공원’ 입구 전경
평양 놀이공원 ‘개선청년공원’ 입구 전경

국제태권도연맹이 주최한 제 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가 지난 주 평양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 측의 초청으로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평양에서 이 대회를 밀착 취재했는데요, 닷새에 걸쳐 생생한 현지 모습을 담은 특집방송을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평양 시민들의 휴식처 개선청년공원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백성원 기자입니다.

수십 미터 높이의 ‘급강하탑’에 걸린 놀이기구가 바닥이 꺼진 듯 무서운 속도로 떨어집니다.

기구 안에선 비명과 환호가 함께 터져 나오지만 주변의 음악 소리와 수많은 인파의 함성에 금새 묻혀 버립니다.

평양 모란봉구역에 있는 개선청년공원. 평양의 적막한 밤 풍경이 이 곳에선 예외입니다.

놀이기구마다 불빛이 눈부시고 주말 저녁 가족, 친구와 함께 이 곳을 찾은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웃음) 한 주일에 한 번씩 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누구하고요? 친구들하고?) “예” (뭐가 제일 재미있어요?) “재미없는 게 없습니다. 다 재미나지. 우리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항상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예”

평양시민들이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평양시민들이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회전그네, 배그네, 전기자동차. 공원에 들어선 놀이기구마다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 섰지만 공중에서 비명을 지르는 다른 관람객들을 구경하느라 지루한 줄 모릅니다.

“재미났는데, 좀 무섭기도 하고 (웃음)” (여기 얼마 만에 한 번씩 와요?) “명절 때랑 휴식할 때랑 동무들과 같이”

그런 와중에도 전화 벨 소리는 계속 울립니다. 시끄러운 놀이기구 옆을 지나면서 한 쪽 귀를 막고 손전화를 받는 사람들도 여럿 보입니다.

“전화 오니… 어디야? 보라 이거 나 전화 와…”

‘전자오락관’이라는 간판이 달린 네모 반듯한 건물은 입구에서부터 청소년들로 붐빕니다.

형광등으로 불을 밝힌 오락관 실내에는 ‘타격힘’, ‘황소와 겨루기’, ‘오토바이’, ‘물건집기’와 같은 다소 단순한 방식의 오락기구들이 가지런히 배치돼 있습니다.

공원 안에서 한참을 돌아다닌 관람객 중에는 군밤, 군고구마 매점과 튀기만두 식당으로 향하는 이들도 보입니다.

(뭐 먹어요, 여기 오면?) “주스도 먹고, 햄버거도 먹고… 뭐 많이 먹습니다.”

기자가 다가가자 다소 경계하던 사람들도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제안은 조심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사진 찍을 때 여기서도 ‘김치’ 그래요?) “(웃음)김치…” (자, 사진 찍습니다) “김치…(웃음)”

삼삼오오 모여 있는 군중들 속엔 가족을 만난 듯한 군인들과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다소 경직돼 보였던 평양의 낮 풍경과는 전혀 다른 공간입니다.

주변에 어둠이 깔리고 평양 시내에 빛이 하나씩 꺼져가지만 개선청년공원의 밤은 점점 환해져 갑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평양 시민들의 휴식처 개선청년공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북한 현지를 취재했던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19일부터 평양의 소식을 전하는 특집방송을 보내 드리고 있는데요, 청취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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