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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세계 태권도 대회 현지보도 4] 북한, 미국인에 첫 박사 학위 수여, 평양서 9.9절 열병식


북한은 오늘 정권 창건일인 9.9 절을 맞아 평양에서 노농적위대 열병식 등 경축행사를 열었습니다. 평양 현지에 나가 있는 백성원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 보겠습니다.

문) 백성원 기자. (네, 평양입니다) 북한은 오늘이 큰 명절이었죠?

답) 예. 말씀하신 대로 북한에선 9.9절로 부르는 건국 기념일이 바로 오늘이었습니다. 여기선 ‘공화국 창건 63돌’, 이렇게 명시하고 있는데요. 바로 이를 경축하는 노농적위대 열병식이 오늘 오전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됐습니다.

문) 열병식은 9.9절의 가장 공식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답) 이미 이른 아침부터 김일성 광장엔 노농적위대가 대열을 갖추고 정렬해 있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마치 모든 동작이 멈춰 있는 것처럼 정적, 긴장감이 감돌았는데요.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습을 나타내길 기다리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 광장 주석단에 등장하자 갑자기 광장에서 함성과 음악이 터져 나오면서 열병식이 시작됐습니다.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동지, 열병부대는 열병식 준비검열을 받게 하여 정렬하였습니다. 노농적위대 사령관 상장 오일준.”

예, 일종의 대기 상태로 정렬해 있다가 일제히 이렇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문) 열병식 지휘는 누가 했습니까?

답) 노농적위대 사령관 오일준 상장이 이렇게 준비완료 보고와 함께 열병식을 이끌었습니다. 방금 오 상장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동지’ 하면서 보고를 하지 않습니까? 바로 국방위원회 김영춘 부위원장을 가리킵니다. 오 상장의 열병 준비완료 보고가 끝나자마자 김영춘 부위원장이 9.9절 경축을 선포하는데요. 이 말도 들어 보시죠.

“공화국 창건 예순 세 돌을 축하합니다”, “만세”

잘 들리시는지 모르겠는데요. “공화국 창건 예순 세 돌을 축하합니다, 이런 얘긴데요. 김영춘 부위원장이 이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문) 김영춘 부위원장이 축하 연설도 했더군요.

답) 예. 8분 넘게 얘길 했는데요. 중간중간 박수 소리 때문에 잠시 멈춰가면서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선군정치, 강성대국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의 적들과 항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역시 들어 보시겠습니다.

“침략의 본거지까지 무자비하게 짓뭉게 버리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반드시 성취하고야 말 것입니다.”

국방위원회 김영춘 부위원장의 이런 연설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조선노동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4차례 만세로 끝났습니다.

문) 그 뒤로 열병 행진이 시작된 거군요.

답) 예. 노농적위대 사령관의 ‘앞으로 가’ 구호가 떨어지자 마자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노농적위대 지휘관 종대가 김일성 광장에 들어선 데 이어 평양시 노농적위대 열병 종대가 그 뒤를 이었구요. 계속해서 평안남도 열병 종대, 김책 제철연합, 양강도, 평안북도, 자강도, 함경남도, 2.8 비날론 연합기업소, 천리마 제강연합 기업소, 강원도, 여성 노농적위대원 순으로 열병 행진이 계속됐습니다.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설은 없었죠?

답) 예. 주석단에서 열병 행진을 내려다 보면서 오른손을 들어 흔들기도 하고 경례를 하는 것으로 화답을 대신했습니다. 양손을 들어 박수를 치기도 했구요. 짙은 선글래스를 끼고 있어서 표정이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손을 흔들 때 미소를 띠기도 했습니다. 또 간간이 측근에 귓속말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고요.

문) 주석단에 김 위원장 외에 또 누가 보였습니까?

답) 김정일 위원장이 중앙에 서고 그 우측으로 리영호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또 바로 그 옆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나란이 섰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좌측으로는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가 서서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그 외에 노동당과 군부, 그리고 국가 주요 간부들이 김 위원장 좌우로 늘어선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날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은 무슨 군가처럼 들리는 음악으로 마무리됐는데요. 이곳 분들한테 무슨 노래인가 물어봤더니 제목이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라고 알려줬습니다.

문) 예. 백성원 기자. 9.9절 행사를 평양에서 지켜봤는데요. 자, 열병식 소식은 여기까지 듣고요. 평양에서 또 흥미로운 소식이 있군요. 북한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첫 미국인이 탄생했네요.

답) 그렇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 사람이 북한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경우는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미국인으로선 처음입니다. 이름이 조지 바이탈리라고 하는데요. 이력이 흥미롭습니다. 바로 뉴욕 주 경찰 출신이구요. 9.11 테러 당시에 뉴욕 주지사를 지냈던 조지 파타키의 경호원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문) 그럼 어떤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건가요?

답) 그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바로 태권도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태권도도 박사가 있나,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요. 바로 지난 7일 북한의 국가학위 학직수여위원회에서 바이탈리 씨에게 태권도 박사학위를 수여했습니다.

문) 그럼 그 전까지 계속 태권도를 공부하던 사람인가요?

답) 뉴욕 경찰의 경호원 출신인만큼 태권도 8단의 무술 유단자입니다. 석사 학위는 뉴욕 존 제이 칼리지라는 곳에서 지난 1996년 ‘범죄학’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박사 학위 공부는 그 다음해인 1997년부터 시작했는데요. 2007년에 북한에 이 태권도 박사 과정이 생기자 바로 등록했다고 합니다.

문) 그럼 태권도 이론이나 역사, 이런 주제로 논문을 쓴 겁니까?

답) 바로 그렇습니다. 태권도의 역사적 분석, 그리고 태권도 수련의 정신적, 육체적 효과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씨의 얘길 잠깐 들어 보겠습니다.

태권도라는 매개체가 없었으면 국가이념이 다른 북한에서 학위를 받게 되는 일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태권도나 문화교류가 중요하다, 방금 그런 얘길 했습니다.

문) 앞으로 북한에서 받은 태권도 박사학위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까?

답) 굳이 특정 직업이나 일과 연관시키고 싶지는 않다고 합니다. 바이탈리 씨는 평소에도 전세계에서 태권도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늘 강조하는데요. 그런 미국에서 40년 간 태권도를 수련한 무도인이자 전직 경찰로서 앞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며 태권도 기술과 정신을 전파하고 싶다, 그런 희망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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