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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 `영국인 사기꾼, 북한을 농락’


북한 정부가 영국의 한 사기꾼에 농락 당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북한과 함께 유명한 축구 감독인 스벤 예란 에릭슨 씨도 사기 행각에 말려 들었다고 보도했는데요, 현재 영국 정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최원기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원기 기자, 북한이 사기꾼의 행각에 놀아났다는 게 무슨 얘기입니까?

답)네, 영국의 BBC 방송이 18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BBC는 영국 정부 기관인 중대범죄청이 북한 정부와 유명 축구감독인 스벤 예란 에릭슨 감독이 연루된 사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셀 킹이라는 한 사기꾼이 북한과 에릭슨 감독을 활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겁니다.

문) 에릭슨 감독은 과거 영국의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을 맡았던 사람인데요, 이 사람과 북한이 어떻게 사기를 당했다는 거죠?

답) 말씀 드린대로 사건의 핵심 인물은 러셀 킹이라는 사람입니다. 러셀 킹은 지난 1991년에도 보험사기 혐의로 수감된 적이 있는 사람인데요, 러셀 킹은 지난 2009년에 멕시코 축구팀 감독에서 물러난 에릭슨 감독에게 접근해, 잉글랜드 4부 리그 축구팀인 노츠 카운티 팀의 단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문) 에릭슨 감독이 이 제의를 받아들였나요?

답) 네, 에릭슨 감독은 이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이 팀은 성적도 나쁘고, 돈도 별로 없었는데요. 이 팀의 구단주였던 러셀 킹은 ‘중동에서 엄청난 돈이 들어 올 것’이라며 자신과 에릭슨 감독이 노력해 이 팀을 1부 리그에 올려 놓자고 제의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에릭슨 감독은 이 제의를 덜컥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에릭슨 감독의 말을 들어보시죠.

에릭슨 감독은 `처음에는 모든 것이 아주 좋고 그럴듯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문)그런데 북한은 어떻게 러셀 킹에게 농락당했다는 거죠?

답)지난 2009년에 러셀 킹은 에릭슨 감독에게 평양에 같이 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자기가 스위스에 광산회사를 갖고 있는데, 이 회사가 북한에 2조 달러가 넘는 광산채굴권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답) 그래서 북한에 갔나요?

답)그렇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2009년 10월22일 에릭슨 감독과 러셀 킹 등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에릭슨 감독에 따르면 러셀 킹은 김영남 위원장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은 물론이고 자기 회사의 주식도 넘겨줬다고 합니다.

문)그런데, 앞서 러셀 킹이 중동에서 엄청난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다고 했는데, 실제로 돈이 들어왔나요?

답)결론부터 얘기하면, 돈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러셀 킹은 자신이 바레인 왕자와 친할 뿐만 아니라 왕족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다녔는데, 모든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문) 러셀 킹이 어떻게 들키지 않고 허무맹랑한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답) 러셀 킹은 영국의 투자은행인 ‘퍼스트 런던’에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바레인 왕실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 회사의 주식 절반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문) 영국의 투자 은행이 ‘바레인 왕실 자금을 관리한다’는 러셀 킹의 말 한마디에 주식을 덜렁 넘겨준 것은 좀 믿기 어려운데요?

답) 네, 자세한 내용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러셀 킹이 접근해오자 당시 퍼스트 런던 은행은 존 워커라는 영국의 전직 정보국장을 동원해 러셀 킹의 배후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존 워커 역시 러셀 킹의 말을 그대로 믿어버렸다고 합니다.

문) 그럼 이 사기 사건이 어떻게 발각됐나요?

답) 네, 이게 재미있는 대목인데요. 러셀 킹의 사기 행각은 ‘우유’ 때문에 발각이 됐다고 합니다.

문)우유요?

답)네, 하루는 에릭슨 감독이 자신이 맡고 있는 노츠 카운티 팀이 우유 대금을 못 내는 것을 발견하고 러셀 킹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에릭슨 감독의 말을 들어보시죠.

우유 낼 돈이 없어 외상으로 하는 것을 보고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문)꼬리가 길면 잡힌다더니 러셀 킹이 우유 대금 때문에 사기 행각이 들통이 났군요. 그런데 북한이 러셀 킹의 사기 행각으로 실제로 손해를 본 것이 있나요?

답)지금까지 나온 내용으로 봐서는 북한은 러셀 킹으로부터 어떤 금전적인 손해를 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이 사기꾼인 러셀 킹의 정체를 잘 몰랐을 뿐아니라 정부 고위직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까지도 사기꾼의 행각에 놀아났다는 지적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문) 러셀 킹은 지금 어떤 상태에 있습니까?

답) 러셀 킹은 현재 영국 중대범죄청의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자신의 범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 정부를 활용하려 한 영국인의 사기 행각에 대해 영국 정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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