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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2011년 미국 10대 뉴스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마무리 되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올해 미국에서 일어났던 가장 큰 열가지 사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올해에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에서 한 단계 강등됐고,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30년만에 막을 내렸으며, 이라크 주둔 미군이 완전 철수해 9년에 걸친 이라크 전쟁이 공식 마무리됐습니다. 이 밖에 올 한해 미국을 뒤흔들었던 다양한 소식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올해 미국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던 사건 중 하나는 세계적인 정보기술 기업 애플을 창립한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사건이죠?

답) 예. 스티브 잡스 씨는 애플 그 자체로 인식되는 인물입니다. 공동 창업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애플의 혁신 제품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으면서 첨단기술 업계를 선도했기 때문입니다. 현대 정보기술 산업의 대표적인 인물로 여겨지는 잡스 씨는 지난 10월 56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잡스씨는 췌장의 신경 내분비 계통에 종양 진단을 받고 지난 8년간 투병해 왔습니다.

문) 애플 제품들은 전 세계인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그 중 많은 인기 제품들을 잡스 씨가 발명했지요?

답) 예. 잡스씨가 발명한 MP3 플레이어 아이팟, 고급 기능의 휴대전화 아이폰, 휴대용 소형 컴퓨터 아이패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잡스씨가 이러한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재창조했습니다.

문) 잡스 씨는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잡스 씨를 ‘아메리칸 드림’ 즉 ‘미국적 꿈’의 전형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잡스 씨는 어려서 남의 가정에 입양됐고 대학교를 중퇴하는 등 일반적인 성공의 길을 걷지는 않았는데요. 어려서부터 전자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던 잡스 씨는 25살에 애플을 창업해 오늘날의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문) 다음 사건을 볼까요? 12월 18일에 이라크에 남아 있던 마지막 미군 장병이 철수를 마쳤는데요.

답) 예. 9년 가까이 이어졌던 이라크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료됐습니다.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은 18일 이라크전 종료 명령서를 승인했는데요. 미국은 지난 15일에는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파네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이라크 전쟁의 종결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문) 9년간의 이라크 전쟁 동안 많은 희생자들이 속출했죠?

답) 예. 10만명 이상의 이라크 국민과 4천5백명의 미군이 희생되고, 8천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동원됐습니다. 미군이 이라크에 가장 많이 주둔했던 2007년에는 병력이 17만명에 달했었고 505개 군기지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93만 명의 이라크 군경이 이라크의 치안과 안보를 전적으로 책임지게 됩니다.

문) 올해 미국이 자연재해로 입은 피해도 큰데요. 4월초 사상 최악의 토네이도가 남부 등을 강타해서 35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는데요.

답) 예. 매해 일어나는 폭풍 피해 뿐 아니라 올해 동부에서는 이례적인 자연재해가 일어났습니다.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한 동부 지역에서 8월 23일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한 것입니다.

문) 당시에 미국의 소리 방송국도 흔들려서 저희가 모두 대피했었는데요. 사무실 바닥이 흔들리고 벽에 금이 가서 상당히 놀랐었습니다.

답)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진 관측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1974년 이래 워싱턴에서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는데요. 미국에서는 해마다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평균 1천4백회 가량 일어나지만 대부분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하는 서부 쪽에 집중되는 편입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지난해에 처음으로 규모 3.6의 지진이 일어나고 올해 5.9의 지진이 일어나 앞으로도 지진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문) 사건 사고도 있었는데요. 1월에 애리조나 투산에서 정치행사 도중에 애리조나 주 연방 하원의원인 가브리엘 기퍼즈 씨가 중상을 입었죠?

답) 예. 40대의 여성인 기퍼즈 의원은 식료품점 앞에서 유권자들 과 만나던 중 20대 초반의 남성이 그녀를 겨냥해서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습니다. 기퍼즈 의원은 응급 뇌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는데요. 약 일년간의 재활 치료를 통해 점차 정상적인 삶을 찾아가고 있고 이제는 정치 행사에도 참석하고 방송 인터뷰에도 응하고 있습니다.

문) 이번 사건 이후로 동료 의원들도 많이 놀랐겠군요.

답) 예. 상하원 의원들은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의원들은 이번 사건 이후로 총기규제 법안 입안을 검토하기도 했는데요.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탄창에 들어가는 탄알 수를 10개로 제한하는 법안, 공화당 하원 의원은 의원을 포함한 특정 정부관리들로부터 300m 이내에서 화기 소지를 불법화하는 법안의 제정을 추진했습니다.

문) 다른 소식을 보죠. 자본주의의 탐욕을 규탄하는 월가 점령시위가 뉴욕에서 시작해서 전 세계로 확산됐죠?

답) 예. 소득계층 상위 1%에게만 유리한 사회, 경제 구조를 비판하는 월가 점령시위가 지난9월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 뉴욕의 한 공원에서 시작됐습니다. 십여명으로 출발한 시위대 규모는 수백 명, 수천 명으로 늘어났고 시위는 보스턴,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한달 후에는 전 세계 80여개국의 1천 5백개 도시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는 시위가 동시에 개최됐습니다.

문) 두 달여 만에 점령시위는 사실상 종료됐죠?

답) 예. 시위가 장기화되고, 조직적인 지도부가 없으며 날씨도 추워지면서 미국에서는 시위가 종료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마지막까지 대규모 시위대가 버텼는데요. 이들도 11월 30일 1천4백명의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모순과 대안, 변화 등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났습니다.

문) 올해에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에서 한 단계 강등돼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죠?

답) 예.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는 8월에 미국 의회가 정부의 채무 상황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췄습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몇일 전에 의회가 부채상한을 2조 1천억 달러 늘리기로 극적으로 합의했었는데요. S&P는 이 같은 합의가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충분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등급을 낮췄습니다.

문) 신용평가사들이 실제로 등급을 낮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었죠?

답) 예. 미국의 신용등급이 전 세계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S&P는 1941년 이후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로 유지해 오다,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30년만에 막을 내렸죠?

답) 예. 미국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 호가 7월에 역사적인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는데요. 미국은 1981년 컬럼비아 호를 발사한 뒤 30여년간 135번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계속했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은 당분간 1년에 4명의 우주비행사를 러시아 왕복선 소유즈호를 통해 우주정거장에 보낼 계획입니다.

문) 미국이 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것인가요?

답) 오바마 정부는 예산적자문제를 감안해 2020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부시 행정부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신 2030년까지 우주인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함에 따라 왕복선 프로그램이 종료됐는데요. 앞으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민간기업들이 우주선 개발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미국 정부 공무원들이 시위를 벌인 사건도 주목을 끌었죠?

답) 예.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2월에 반공무원노조결성법안 반대 시위가 일어나면서 인디애나 주와 오하이오 주 등으로 유사한 시위가 번졌는데요. 재정적자를 이유로 공무원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고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는데 항의한 것입니다. 위스콘신 주에서는 1만3천명의 공무원과 노조가 모였는데 이후 4만 명으로까지 규모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의 미식 축구팀 전직 코치가 10대 소년을 성폭행 한 사건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답) 예. 전직 수비코치 제리 샌더스키가 15년간 10대 소년 8명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 사건으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미식 축구팀의 평판과 감독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습니다. 거의 60평생을 대학교 축구 감독으로 보냈던 전설적인 총 감독은 범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전격 해임됐고요.

문) 미국인들을 놀라게한 사건으로는 두 살난 딸을 살해한 어머니 케이시 안서니가 무죄 평결을 받은 일이 있죠?

답) 예. 딸이 죽은 뒤에도 한 달 동안이나 이 사실을 숨기고, 파티를 즐겼는가 하면 친구와 놀기에 바빴던 25살의 미혼모 케이시 앤서니가 무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케이시가 직접 살인을 저질렀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 사법제도 하에서는 심증이 있어도 물증이 없으면 유죄 판결이 나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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