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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2] 전문가들 “북한 라선특구 개발, 과거와 다른 결과 나올 수도”


개발중인 북한 나진항

개발중인 북한 나진항

함경북도 라선 지역이 최근 활발한 개발 사업으로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경제특구에 걸맞는 각종 기반시설이 정비되고 있는데요,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두 차례에 걸쳐 라선특구와 관련한 기획보도를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라선특구 개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1년 12월, 북한은 함경북도 라진시와 선봉군을 합친 6백21제곱km 지역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했습니다.

그러면서, 2010년까지 라선특구를 인구 1백만 명의 동북아시아 화물중계 기지, 수출가공 기지, 관광 금융서비스 기지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라선특구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작한 동영상에서, 라선특구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이상적인 투자처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후속 조치로 외국인투자법을 제정하는 등 관련 법률을 정비했고,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도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실험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습니다. 특구개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제도적 법률적 뒷받침도 미흡했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은 라선특구를 외면했고, 그 이후 특구는 사실상 방치됐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다시 라선특구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라선이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 18년 만인 지난 2009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이 처음으로 라선특구를 방문해 기반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일 동지께서는 무역화물 수송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철도와 해상 운수 부문에서 운반 대책을 면밀히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곧바로 라선시를 특별시로 승격시키고, 라선경제 무역지대법도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리하게 개정하는 등 다시 한 번 라선특구 개발에 나섰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북한의 라선특구 개발이 황금평특구 개발과 함께 북한 경제발전 계획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합니다.

미국, 한국,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점점 더 고립되고 있는 북한이 마침내 중국의 주도 아래 라선특구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중국도 낙후된 동북3성 지방 개발을 위해 라선특구 개발을 공식적인 개발전략으로 채택했다며, 따라서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낸토 연구원은 라선특구가 북한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지난 해와 올해 잇따라 이뤄진 김정일 위원장의 세 차례 중국 방문 이후 중국과 북한 간 정부 차원의 경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 6월 라선특구에서 열린 북한 중국 공동개발 행사에 북측에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중국 측에서 천더밍 상무부장이 참석해, 라선특구 공동개발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앞으로 라선특구 개발을 위한 북한과 중국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정한 내년 초까지 북한의 경제 개발을 위한 계획들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이미 라선특구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중소기업 뿐아니라 대기업들도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는 것입니다.

“중국에 있는 큰 기업들이 이미 라선에 계약을 했고 공장을 짓고 있고, 또 연내 공장이 마무리되고 내년에 또 가동을 하고, 이런 것들이 다 잡혀 있거든요.”

조 연구위원은 지난 달에도 현지에 다녀 왔다며, 라선특구와 다른 북한의 일부 특정지역은 이미 중국의 경제적 영향권 아래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 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투자만으로는 라선특구 개발이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라선특구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조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북한이 미국, 한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도 라선특구 개발에 두 나라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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