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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전 대사 “박태준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장본인”


한국의 ‘철강왕’ 으로 불리는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이 13일 세상을 떴습니다. 박태준 회장은 26년간 포항제철을 이끌면서 포철을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든 인물인데요. 박태준 명예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남북한 철강 산업의 현 주소를 살펴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한국의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이 세상을 떴군요?

답) 네, 한국 ‘포항제철 신화’의 주인공,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이 13일 급성 폐손상으로 별세했습니다. 올해 84살로 타계한 박태준 명예회장은 생전에 군인, 기업가, 정치인, 국무총리 등을 거쳤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를 ‘포항제철 회장’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가 포철 회장으로 있으면서 남긴 발자취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문)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그의 별세를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계, 그리고 일반인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습니다. 일본에서도 나카소네 전 총리를 비롯해 정치인들과 재계 인사들이 조의를 표했습니다.

박태준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1973년 박태준 회장을 처음 만났다며 정주영 현대회장 등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만든 박태준 회장이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문) 박태준 명예회장은 ‘철강왕’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의 철강 산업 육성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철강은 원래 북한이 더 발전하지 않았나요?

답) 그렇습니다. 1945년8월 한반도가 일제에서 해방됐을 때 북한에는 일본이 건설해 놓은 제철소가 여럿 있었지만 남한에는 이렇다 할 제철소가 없었습니다. 그 후 북한은 일본인들이 만든 제철소를 ‘김책제철소’와 ‘천리마연합기업소’ 등으로 이름을 바꾸는 한편 소련의 지원을 받아 제철소를 확장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1970년대 연간 2백만t의 철강을 생산해, 남한보다 철강산업이 앞섰습니다.

문) 남북한간에 철강 생산량이 역전된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답) 1976년부터입니다. 박태준 회장은 1973년 포항제철을 세운 이래 연차적으로 생산 설비를 확장했습니다. 그 결과 1백만t 수준이었던 포항제철의 철강 생산량은 1976년에 2백60만 t 으로 늘면서 북한을 앞지르게 됐습니다.

문) 북한의 김일성 주석도 철강 증산 계획을 추진하지 않았나요?

답) 맞습니다. 북한도 1971년부터 철강 생산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북한은 소련의 지원을 받아 김책제철소와 청진제철소를 크게 확장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의 철강 생산 능력은 6백만t으로 늘어나고, 80년대에는 한때 ‘철강 생산 1천만t’ 구호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문) 남북한이 70년대부터 철강 생산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답) 철강 생산을 둘러싼 남북한간의 경쟁은 남한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2011년 현재 남한의 철강 생산량은 4천8백만t인 반면 북한은 1백20만t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한의 철강 생산이 북한에 비해 40배나 많은 겁니다. 또 박태준 회장이 설립한 포항제철은 연간 3천5백만t을 생산해 세계 6위의 철강업체로 우뚝 섰습니다.

문) 북한의 철강 생산량이 1백20만t이라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의 철강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 들었나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1970년대 연간 2백만t을 생산한데 이어 설비 능력을 6백만t까지 확장했지만 실제 철강 생산량은 그 보다 훨씬 못미치는 1백20만t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초기에 잘 나가던 북한의 철강 산업이 이렇게 뒷걸음 친 이유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답) 전문가들은 정책 당국자의 의지와 투자 부족, 그리고 외화난 등이 복합적으로 겹쳐 북한의 철강산업이 후퇴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강을 생산하려면 외국에서 코크스를 들여와 이를 철광석과 함께 용광로에 넣고 태워야 하는데요. 북한은 외화가 부족해 코크스를 사올 수 없다고 합니다. 또 노후된 용광로와 설비도 교체해야 하는데요, 이 역시 자금이 없어 엄두를 못내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북한자원연구소 최경수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설비가 노후화 되고 코크스도 부족하기 때문에 생산 가동율이 30% 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코크스가 없어 공장을 못 돌렸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배급도 못 주고 그런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문) 북한 당국은 요즘 ‘주체철’이라는 것도 상당히 강조하고 있던데요?

답) 네, 이것도 코크스 부족과 관련된 것인데요. 코크스를 살 돈이 없자 북한이 궁여지책으로 고안한 것이 바로 ‘주체철’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코크스 대신 무연탄을 사용해 철을 만드는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철을 만들면 불순물이 많이 생겨서 특수강이나 진공관 같은 원재료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원기 기자와 함께 한국 박태준 포철 명예회장 타계를 계기로 남북한 철강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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