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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후계자 김정은 독자노선 어려울 것”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노선을 벗어나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바라본 북한 후계체제의 방향,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걸어온 주체 경로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주체 경로를 바꾸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대내외적으로도 경로를 바꿀만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전현준 한국 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은 14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주최한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의 구축과정•엘리트•정책•안정성’ 학술회의에 참석해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길을 벗어나 독자적인 정책 방향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경로를 변경시킬만한 북한 내에서의 혁명적 상황이 발생했는가, 다시 말해 민중 혁명이 발생했다던가,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던가. 변경할 만한 상황이 없었기 때문에 김정은도 그냥 아버지 김정일이 했던 path(경로)를 그대로 답습해 왔다.”

전 소장은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지난 해 9월 이후 70여 회의 공개활동을 했지만 독자적인 행보 없이 김정일 수행만 해왔다며 아직까지는 김정일-김정은 공동정권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경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이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외부가 어떤 식으로 대북정책을 하느냐, 외부로부터 critical juncture(전환점)을 만들어내는 오히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그런 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한기범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집권한다 해도 자신의 권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전망했습니다.

단,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고 시간이 흐르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병로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도 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아직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상두 연세대 교수는 김정은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난이며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북한 주민의 대량이탈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의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이 후계자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린 나이와 경험 부족 등으로 후계체제는 불안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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