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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 외무성 담화, 미국에 핵협상 요구”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에 핵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비핵화 사전조치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김연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은 경수로 건설과 우라늄 생산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북한이 핵개발에 진전이 있다고 주장했을 때 결국 사실로 밝혀진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미국의 핵 전문가들을 이번주 불러들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게 닉쉬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보다 더 많이 핵 시설을 공개해 자신들의 핵능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해 11월 지그프리드 헤커 전 로스 알라모스 미국 국립핵연구소장과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장을 불러 경수로 건설현장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이 직접 나서서 우라늄 농축 계획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미국 측에 핵협상을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입니다.

북한이 보유한 우라늄 농축 시설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과 관련이 있고, 이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외무성 담화를 통해 더 늦기 전에 핵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있다는 게 시걸 박사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경수로를 실험용이라고 설명하고, 고농축이 아닌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시걸 박사는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서는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을 포함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취해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이번 담화에서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려사안들은 6자회담에서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입니다.

북한의 이런 핵협상 요구는 오바마 행정부와 미 의회 어느 쪽에도 흥미를 끌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과 핵협상이 재개되면 핵활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북한이 내비치고 있지만,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오바마 행정부도 잘 알고 있다고 리스 전 실장은 강조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닉쉬 연구원도 미국이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양보를 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습니다.

비핵화 사전조치는 미국과 한국이 신중하게 협상한 끝에 결정한 것인 만큼, 미국이 북한에 중대한 양보를 할 경우 미국과 한국 동맹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닉쉬 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일부 양보하지 않는 한 북한 핵문제가 상당 기간 동안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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