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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 다룬 현대무용 뉴욕 무대 올리는 유희라 씨] “미국인들 모르는 남북한 분단 아픔, 강렬한 메시지로 전할 것”


'유 앤드 댄서스' 무용단의 유희라 단장
'유 앤드 댄서스' 무용단의 유희라 단장

세계 문화의 중심지라는 미국 뉴욕에서는, 다음 달 남북한 분단의 아픔과 북한의 실상을 다룬 현대무용 공연이 무대에 오릅니다. ‘유 앤드 댄서스’의 ‘160 마일’이라는 작품인데요. 특히 미국인 관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제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무용단의 유희라 단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문) 유 단장님 안녕하세요?

답) 네, 안녕하세요?

문) 자, 우선 뉴욕에서 활동하는 무용단이 미국 관객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상황을 주제로 현대무용을 공연한다, 사실 좀 이색적으로 느껴지는데요. 우선 이번 공연을 하는 ‘유 앤드 댄서스’가 어떤 무용단인지 좀 소개해주시죠.

답) 네, 저희 무용단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제가 5년 전에 뉴욕으로 이사를 왔거든요. 그리고 뉴욕대학에 다녔는데 무용가로서 뉴욕이 주는 혜택이 아주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예술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서로 교류도 많고, 그 교류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나올 수 있고, 그래서 ‘졸업을 하자마자 무용단을 만들어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그 때부터 시작을 했어요. 지금은 3년이 됐고 그 동안에 뉴욕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문) 유단장님 개인 소개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답) 네, 저는 광주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국립 발레단에서 1년 동안 활동하고 있었어요. 그 때 러시아의 키로프 발레단이 와서 같이 합작 공연을 했는데, 제가 발탁돼서 러시아로 가게 됐어요. 러시아에서 2년 동안 활동하다가 다시 호주로 이사를 해서, 호주에 있는 AIS라는 호주 올림픽 국가 대표팀이거든요, 거기서 체조팀에 무용 안무와 발레를 가르쳤어요. 동시에 제가 무용단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4년 동안 활동을 하다가 미국으로 이사를 온지가 12년이 됐네요.

문) 그렇군요. 이번에 공연하는 ‘160 마일’ 이라는 제목인데요. 북한을 주제로 했고. 어떤 작품입니까?

답) ‘160 마일’은 남한과 북한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휴전선의 길이가 160 마일이거든요. 그 휴전선은 항상 분단의 아픔을 같이 했었고, 역사를 가지고 있고, 많은 사건들도 있고, 그 속에 이야기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저도 나서부터 한국을 떠날 때까지 항상 휴전선이 머리에 남아 있었고 같이 살아왔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아주 많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다른 작품하고 다르게 더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죠. 그리고 이 작품 안에서 제가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남-북 간의 긴장, 서로 간의 갈등, 그리고 또 하나 판문점이란 장소가 있는데요. 그 자체는 항상 대화를 하고자 했지만, 그 대화가 무너지고 실망할 때도 많았었습니다. 그런 역사들이 많아서, 작품에 그런 내용들을 담았고요. 또 하나 제가 애착이 가는 부분은 이것이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과거가 나올 수도 있지만 미래도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미래를 제가 많이 집어넣었어요. 여러가지 다른 상황도 만들어서 넣었고요. 그래서 제 작품은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문) 그러니까 남-북 관계에서 앞으로 긍정적인 미래도 그려보시고 부정적인 미래도 또 담아보시고 이런 거군요?

답) 네.

문) 사실 ‘유 앤드 댄서스’ 그 동안 무용한 작품들을 보니까 북한관련 작품이 있었던게 아니거든요. 처음으로 하시는 거고요. 북한 문제를 이렇게 공연으로까지 표현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사건이 있었나요?

답) 사건이라기 보다는 항상 예술가로서 메시지를 전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뭐를 나타내려고 했는지, 그 의도가 관객에게 전달이 될 수 있는지, 전달이 된다면 얼마나 전달이 될 수 있는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메시지는 관객 한 사람이 봤다면 그 한 사람이 두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고, 그렀게 계속 퍼져나가서, 더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외국에 살아보니까, 외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실정을 잘 몰라요.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한반도가 작고 워낙 북한이 베일에 쌓여있기 때문에, 워낙 가려져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덜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심각성 아니면 북한의 존재에 대해서 더 알아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내용을 많이 전달하고 싶고요. 그리고 또 하나 독재정권에 대한, 이제 3대로 세습되려고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상황이 아마 더 이상 기다리면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만들게 됐습니다.

문) 좀 더 구체적으로 공연으로 들어가서요. 사실 그 동안 미국에서는 흔치 않지만 한국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북한의 상황을 주제로 한 영화도 있었고요, 음악도 있었고, 뮤지컬도 있었고 여러가지 문화 공연이 있었는데요. 대사가 없는 무용으로 어떻게 그런 메시지를 전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과연 가능한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무용으로 어떻게 표현을 하시나요?

답) 네, 제가 보기에는 무용이기 때문에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을 설명하기 보다는, 보고 느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화는 꼭 말을 통해서가 아니고 움직임을 통해서 관객하고 무용수가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문) 그래도 북한의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 이런 것도 간간히 상영을 하시는 건가요?

답) 그 생각을 하기는 해봤는데, 다음 작품 계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기는 해요. 저는 항상 무용 자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시각적인 효과를 다른 것을 통해서 주는 것 보다, 무용 자체로 주는 것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해서 일단 그렇게 시작하고, 아마 다음에 이렇게 하는 계획은 있어요. 북한에 대한 전문가나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정보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와서, 북한에 대한 얘기를 하고, 관객하고 서로 토론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음 작품에서.

문) 그리고. 특히 미국인의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이런 공연을 한다는 것이 새로운데, 처음에 이런 공연을 하시려고 할 때 단원들, 미국인 단원들이요, 또 극장 관계자 그리고 현지 무용계의 반응이 어땠는지도 궁금한데요?

답) 처음에 단원들은 굳이 다른 주제도 많고 소재도 많은데 왜 북한에 대해서 하느냐?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제가 워낙 강하게 이게 제일 중요한 거라고 의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같이 공감을 하고 그리고 지금은 우리 단원들이 더 저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앞장서서 제가 힘이 들 때 계속 할 수 있다고 해주고요.

문) 마지막으로 언제 어디서 공연을 하는지 소개해주시죠.

답) 12월 16일, 17일 양일에 걸쳐서 ‘댄스 뉴 암스테르담’ 이라는 뉴욕에 있는 극장이에요. 1시간 10분 동안 북한에 대한 무용을 공연할 것입니다.

문) 네, 단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 앤드 댄서스’의 유희라 단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남북한 분단을 다룬 새 현대무용 작품 ‘160 마일’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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