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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국 ‘검은 금요일’ 쇼핑 활기, 미국 소말리아 반군 소탕 대리전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연휴 직후인 이른바 ‘검은 금요일’ 쇼핑으로 업계가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소말리아 반군 소탕 작전에 대리전 형태로 본격 가세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부상 투혼을 벌이고 있는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의 활동과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사의 T-모빌 인수 계획 무산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24일이 추수감사절이었고, 25일은 상점들이 최대 호황을 누린다는 이른바 ‘검은 금요일’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아직 금요일 오후인데요.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을 맞아 주요 상점가 주변은 24일 저녁이나 25일 새벽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 있거나 아예 천막까지 동원해 노숙에 나선 쇼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이렇게 구매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이유는 상점들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하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한정돼 있다 보니 원하는 물건을 얻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 조금이라도 앞 줄에 서기 위해 경쟁적으로 몰려드는 것입니다.

문) ‘검은 금요일’이라는 명칭은 어떻게 유래된 것입니까?

답) 네. 추수감사절 다음 날 금요일을 그렇게 부르는데요. ‘검은 색’은 경제 분야에서는 좋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자어로도 ‘흑자’라고 하면 이윤을 많이 남긴 경우를 말하는데요. 흔히 장부를 기록할 때 흑자는 검은색 잉크로, 적자는 붉은색 잉크로 기록하는 것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각 상점들은 통상 이날 하루 회계장부에 ‘연중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다, 또는 흑자로 돌아서는 날’이라고 해서 검은 금요일이라는 명칭이 붙여졌습니다.

문) 검은 금요일에는 어떤 상품들이 인기가 높습니까?

답) 네. 그 전에 미국에서 왜 추수감사절 직후에 상품 구매가 활발한지에 대해 짚어 보면요. 미국에서는 한 달 뒤인 성탄절, 또 그 뒤 이어지는 연말연시를 맞아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는 문화가 발달돼 있는데요. 이를 미리 준비하는 풍습 때문입니다. 이 기간 인기상품은 컴퓨터와 같은 고가의 전자제품과 어린이용 장난감 신제품 등입니다. 관련 상점들 앞은 줄이 아주 길고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로 유명합니다.

문) 그런데 이번에는 좀 도가 지나친 상황도 발생했군요? 호신용 최루가스가 살포됐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월마트라는 대형 유통매장에서는 한 여성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호신용 최루가스 액을 분사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섰던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려야 했는데요. 월마트는 이미 24일부터 할인행사를 실시했었습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 주 파옛빌의 한 상가에서는 손님들끼리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고요. 사우스캐롤라이나 월마트에는 총기 강도가 출현했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처럼 업체들의 할인 영업 시작 시간도 경쟁적으로 빨라져서 새벽 0시에 여는 곳도 있고 추수감사절인 목요일에 문을 연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가게들이 추수감사절에 문을 닫는 풍습도 사라지고 ‘검은 목요일’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 그런데 검은 금요일 행사가 일반 상점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죠? 요즘은 전자 상거래도 많이 늘고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갈수록 온라인 전자 상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 최대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 업체인 아마존과 인터넷 경매 상거래 업체 이베이 등은 각종 전자제품 기기들에 대한 파격적인 할인행사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는 이번 검은 금요일의 온라인 매출이 지난 해에 비해 15% 정도 늘어난 37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소매업연합회는 이번 주말에 직접 거리의 매장을 찾는 고객이 지난 해보다 10%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 경기 회복의 조짐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문) 이번에는 추수감사절 주요 소식들 몇 가지 살펴보죠. 올해 초에 정치행사 도중 총격을 받아 목숨이 위태로웠던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미군 장병들과 추수감사 오찬을 즐겼다고 하죠?

답) 네. 지난 1월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민주당 소속 애리조나 주 출신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24일 처음으로 지역구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고향인 투산의 데이비스-몬선 공군기지에 들러 장병들에게 추수감사절 음식을 나눠줬습니다. 기퍼즈 의원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칠면조 요리를 배식했는데요. 식사 뒤에는 장병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행사에는 기퍼즈 의원의 남편인 우주비행사 출신의 마크 켈리도 같이 참여했습니다.

문) 기퍼즈 의원의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답) 공식 활동을 시작한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많이 좋아진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장병들과의 대화는 짧은 인사말 정도에 그쳤고, 식사 배식을 할 때는 왼 손만 사용하는 등 아직 완전한 회복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기퍼즈 의원은 현재 휴스턴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텔레비전에도 종종 출연하는 등 점차 정상을 되찾고 있습니다.

문) 월가 점령 시위대들은 추수감사절에도 추운 야외에서 노숙을 했을 텐데, 그래도 그들만의 만찬행사도 있었다고 하죠?

답) 네. 월가 점령 시위가 처음으로 시작된 뉴욕에서는 500여명의 시위자들이 주코티 공원에서 추수감사절 음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경찰들을 둘러싸고 고성을 외치는 바람에 한때 긴장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또 샌프란시스코에서는 400여명의 시위자가 교회와 자원봉사자, 지지자 등이 준비한 칠면조 요리로 만찬을 즐겼습니다. 이밖에 오클랜드에서는 음악 공연과 활동가들의 연설을 들으며 독특한 추수감사절 연회를 열었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야영지에서 시위자들이 각자 가져 온 추수감사절 음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문) 뉴욕에서 열린 칠면조 빨리 먹기 대회에서는 한국인 여성이 우승을 차지했더군요?

답) 네. 24일 뉴욕에서 열린 칠면조 빨리 먹기 대회에서는 거구의 남성들을 제치고 가냘픈 체구의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47킬로그램 몸무게의 이선경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이 씨는 4.5킬로그램짜리 칠면조를 통째로 들고 물어 뜯기 시작해 10분만에 모두 먹어 치워 1천500여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았습니다. 올해 42살의 이 씨는 한 식당에서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오바마 행정부가 소말리아에서 반군단체를 제압하기 위해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무장세력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에 본부를 두고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인데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알샤바브의 근거지를 타격하기 위해 소말리아 정부 군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수 천만 달러를 지원하는가 하면, 무인전투기에 의한 공습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문) 미국은 과거에도 소말리아 반군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소말리아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다가 철수 과정에서 44명의 미군이 전사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 지상군을 직접 투입하지는 않고 군사 고문단을 파견하는 등 일종의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현지 정부 군에 테러정보를 제공하고 훈련을 지원하는 등 내밀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이 아프리카 우범 지역들에 또 다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만한 위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까?

답) 최근 소말리아와 우간다, 나이지리아 등에서 반군단체들의 활동이 부쩍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에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 하람이 유엔 건물 자살 폭탄테러를 저질렀었고요. 앞서 지난 해 7월에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알샤바브에 의한 폭탄테러가 있었습니다. 특히 알샤바브에는 소말리아계 미국인 수 십 명이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를 위해 4천50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문) 미국의 대형 통신업체 AT&T와 독일 업체 T-모빌의 합병 계획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답) 네. 미국의 AT&T사와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미국 통신법인 T-모빌사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냈던 합병 신청을 철회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24일 성명에서 이들 업체는 미 법무부로부터 독점소송에 휘말릴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AT&T의 제안으로 추진된 합병이 끝내 무산된다면 AT&T는 T-모빌 측에 40억 달러를 물어내야 합니다.

문) 독점 소송을 우려할 만큼 위력이 큰 합병이었습니까?

답) 네. AT&T는 미국의 버라이즌과 업계 1, 2위를 다투는 미국 최대의 통신업체입니다. 특히 지난 해까지 아이폰과의 전속 계약으로 가입자를 크게 늘렸는데요. 이번에 T-모빌과의 인수 합병시 비밀 예상수익 정보가 미 연방통신위원회에 노출되면서 과다한 점유율로 독점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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