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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후속 회담 전망


지난 7월 미-북회담차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부상
지난 7월 미-북회담차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부상

미국과 북한이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진 지 두 달이 됐습니다. 남북한이 지난 주 중국 베이징에서 2차 비핵화 회담을 가졌지만 미-북 후속회담이 열릴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문) 지난 7월에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이어서 미-북 회담이 곧바로 열리지 않았습니까? 후속 회담도 남북회담이 먼저 열렸군요.

답) 네. 지난 21일 남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두 달 만에 만났습니다. 한국에서는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북한에서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나왔습니다. 당초 후속 회담은 미-북 회담이 남북회담보다 먼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초에 미국을 방문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미-북 회담과 남북회담을 순서에 구애 받지 않고 융통성 있게 진행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인데요, 이 당국자는 대화의 순서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고 효과적으로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쪽에서 남북 후속 회담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 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이 취임한 뒤 한국의 대북정책이 더 유연해질 것이라는 관측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 지난 번에는 남북회담이 열린 뒤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미-북 회담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 것 같습니다.

답) 네, 지난 번에는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미-북 회담 계획을 발표했죠. 지난 7월 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 안보포럼에서 남북한이 별도로 만났고, 역시 발리에 머물던 클린턴 장관이 직접 발표를 한 겁니다. 어찌 보면 남북회담이 미-북 회담으로 가는 통과의례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북 후속 회담이 끝났는데도 미국이 미-북 후속 회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듯한 분위기 입니다.

문) 미-북 후속 회담에 대해 미국이 밝힌 공식 입장은 뭔가요?

답) 미국 국무부는 북한과 추가적으로 직접 접촉을 갖는 데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해줄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북한과 후속 회담을 협의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다만 베이징에서 열린 2차 남북 비핵화 회담과 관련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북한 측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논평했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이 다음달 초에 후속 회담을 여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있지 않았습니까?

답) 네. 미국과 북한이2차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이어 다음달 초 후속 대화를 갖는 방안을 본격 협의 중이라고 한국 언론이 지난 주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평양에서 만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미국이 여기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제3국이 거론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핵심 소식통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미국과 한국의 정상회담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지 않았기 때문에 미-북 후속 회담은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국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현재 북한과의 대화를 서두르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문) 반면에 북한은 미국과의 후속 회담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답) 지난 7월 뉴욕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을 이끌었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미국과 앞으로 계속 연계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19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9•19공동성명 6주년 세미나에서 리용호 부상이 최근 미국에 후속 회담을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의 태도가 이렇게 크게 다른 이유는 뭡니까?

답)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빨리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입장인데요, 그 과정으로 남북회담과 미-북 회담을 받아 들였기 때문에 서둘러 후속 회담을 열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진정으로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겠다는 뜻을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보여줘야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핵화 사전조치로는 핵 활동 중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허용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영변 이외의 지역에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북한의 기술수준과 능력을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렇다면 미국은 후속 회담에서 비핵화 사전조치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길 원하고 있겠군요.

답) 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회담 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열린 2차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길연 외무성 부상도 지난 27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비핵화 사전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얘기만 했습니다.

문) 상황이 그렇다면 후속 미-북 회담이 곧 열리기는 어렵겠네요.

답) 지금으로서는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입니다.

“If there is another...”

보즈워스 대북특사가 미-북 후속 회담에 참여했는데도 북한이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모두 사라질 거라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한 미국이 섣불리 후속 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지금까지 김연호 기자와 함께 미-북 후속회담 전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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