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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 상원 초당파 예산 법안에 오바마 관심 표명, 하원 균형예산 통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 연방상원의 초당파 ‘6인 모임’에서 새로운 재정 적자 감축안이 마련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환영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예산 문제가 새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주도의 연방하원은 정부 예산 집행을 규제하는 내용의 균형 예산안을 통과했습니다. 이밖에 앨라배마 주의 이민 강경법을 피해 떠나는 불법이민자들의 행렬, 사상 최고치로 오른 금값 현황,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에 관한 서적 출판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그 동안 미국 연방정부 예산 문제를 풀어보겠다며 머리를 맞대 온 미 상원의 초당파 모임이죠. ‘6인 모임’에서 새 예산 감축안을 들고 나왔군요?

답) 그렇습니다. 영어로 ‘갱 오브 식스(Gang of Six)’라고 하는 상원의 초당파 6명 의원들의 모임에서 10년간 3조 7천억 달러의 예산을 감축하는 내용의 재정 적자 해소방안이 마련됐습니다. 6인 모임은 민주 공화 양당에서 각각 3명씩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참여 정치인은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 켄트 콘라드, 마크 워너 의원이고요, 공화당에서는 톰 코번, 삭스비 챔블리스, 마이크 크라포 의원입니다.

) 3조 7천억 달러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제안한 4조 달러에 거의 근접하고 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답) 네. 10년간 감축하는 예산 규모는 비슷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의 4조 달러 감축안에는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공화당이 반발하고 있는 것인데요. 6인 모임의 3조 7천억 달러는 세금 인상안은 포함되지 않는 대신 지방 정부로 흘러 들어가는 예산을 대폭 줄이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산 지출 감소는 물론 세수입 증가라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6인 모임의 제안은 심각한 재정 지출은 줄이면서도 건강 보험 보조 등 정부의 사회보장 예산 집행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세수입 증가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답) 각 지역에 선거구를 둔 의회 의원들은 지방 정부 예산 지원과 유권자들에 대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예산 얻어내기 경쟁을 벌여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주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연방 정부 예산 지원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여기에 각종 사회기반시설과 개발 공약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연방 예산 지출이 적지 않습니다. 6인 모임은 이 같은 연방 예산 끌어가기 경쟁을 자제하고 재정 적자 해소에 협조할 것을 의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 지난주에 연일 진행되던 의회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도 중단된 채 예산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었는데요. 이번 6인 모임의 제안으로 재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주 초부터 매일 이뤄지던 오바마 대통령 주재 백악관 협상은 지난 14일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6인 모임 제안을 계기로 몇 일 안에 백악관 협상이 재개될 것임을 내비쳤는데요. 반드시 협상을 타결 짓고 말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그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그런데 초당파 6인 모임에서 제안된 예산 감축안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답) 다행히 희망적입니다. 현재 별도의 협상에 나서고 있는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이번 제안을 추인했습니다. 또 초당파 6인 모임은 이미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어 이번 제안의 상원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60명 의석이 의미를 갖는 것은 어떤 안건에 반대해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이른바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문제는 연방하원일 텐데요. 하원에서는 19일 밤 늦게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반대의사를 밝힌 이른바 ‘균형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하원 공화당은 19일 밤,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세금 인상은 억제하는 대신 정부 세수입 수준 이상은 지출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균형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벌였는데요. 찬성 234대 반대 190으로 가결했습니다. 이 안에는 헌법 개정을 통해 정부 예산 지출을 통제하는 강력한 규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미국정부가 지출하는 예산의 1달러 중 42센트는 빌려온 자금이고 이중 47%는 해외 차관인데다 이 중에서 중국 자금이 가장 많은 만큼 재정 지출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습니다.

) 이번 균형 예산안이 하원은 통과했다 하더라도 역시 입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 통과가 쉽지 않은데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는데요. 또 민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존 야머스 의원은 이번 균형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예산을 깎아 치안을 무력화시키며 저소득층을 혹사시키는 대신 부유층만을 옹호하는 악덕 법안이라고 혹평했습니다.

) 지금까지 미국의 예산 문제 살펴봤고요. 조지아 주에 이어 이민 강경법이 오는 9월 1일을 기해 시행되는 앨라배마 주에서도 불법 이민자들의 이탈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답) 네. 불법 체류 사실이 적발될 경우 체포와 벌금은 물론 국외 추방까지 이뤄지기 때문인데요. 고용주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조항도 담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얻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앨라배마 주에서는 지난해 주의회에서 이민 강경법이 통과된 이래 중남미계를 중심으로 한 불법 체류자들의 대거 이탈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이 법은 주 경찰이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 체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불시 검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앨라배마 주의 불법 이민 실태는 어느 정도입니까?

답) 이미 10만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앨라배마 주를 빠져나갔다고 하는데요. 현재도 12만명의 불법 체류자가 더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요즘 마을 곳곳에서는 각종 살림살이들을 긴급 처분하고 떠나려는 중남미계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들 중 상당수가 불법 이민자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들어 미국 각 주정부들이 이 같은 이민 강경법을 도입하는 곳이 적지 않아서 결국 이들은 다시 중남미 국가들로 귀국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에는 최근 들어 2만명이 한꺼번에 유입됐다고 합니다.

) 그런데 인권단체들은 이번 이민 단속법의 시행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8일 인권단체들이 위헌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앨라배마 주의 이민 단속법이 이민자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하는 종교기관이나 독지가들의 인도주의적인 활동까지 범죄시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권과 이민옹호 단체들은 지난 6월 조지아 주의 이민법 일부 조항에 대해 효력정지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는 만큼 앨라배마 주의 이번 이민 단속법 역시 무력화 시키겠다는 각오입니다.

) 그렇군요. 다음 소식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금값 폭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도 금값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금값이 1온스에 1천600달러를 돌파했는데요. 지난 18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12달러 30센트가 오르면서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천602달러 40센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30년 전 온스당 850달러로 물가인상 등을 반영한 현재 시세로 따져볼 때 2천 400달러 수준까지 올랐던 1980년에 이은 사상 두번째 높은 기록인데요. 액면 가격으로는 사실상 역대 최고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금값이 이렇게 오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금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난 6천 년간 인류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자산이 바로 금입니다. 또 그 시세 역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사로잡는 요인일 텐데요. 여기에 최근 불안정한 세계 경제 상황도 금값을 부추기는데 한몫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수 년 전 금융위기로 달러 화폐에 대한 신용을 잃었고 최근 유럽 조차 재정 위기에 시달리면서 가장 신뢰할 만한 투자로 여겨 오던 정부의 국채 마저 못 믿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근 금값 호황의 이면에는 과잉 투자 심리도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의 생애를 조명한 책이 출판됐다고 하는데,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이름인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의 삶과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그리고 이들 부자의 공통점 등을 추적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또 다른 바락: 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대담하고 무모한 삶(The Other Barack: The Bold and Reckless life of President Obama's Father)’이라는 다소 긴 제목을 가진 책인데요. 저자는 미국 ‘보스턴 글로브’ 라는 신문의 샐리 제이콥스 기자입니다. 제이콥 기자는 유전자는 속일 수 없는 것처럼 오바마와 그의 아버지는 모두 탁월한 지능을 지녔고 매우 정치적이었다는 점 등이 똑같다고 말했습니다.

) ‘대담하고 무모한 삶’이라는 제목에서 어쩐지 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굴곡진 인생 여정이 묻어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군요?

답)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바락 후세인 오바마는 케냐에 본처를 두고 하와이 대학교 유학생 시절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인 앤 던햄과 결혼해 오바마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의 생후 2년 만에 하버드 대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돼 보스톤으로 떠났고 다시 만난 것은 열살 나던 1971년 아버지가 하와이를 잠시 방문했을 때 고작 열흘에 불과했는데요. 아버지 오바마는 하버드 재학 시절에도 또 다른 백인 여성과 결혼하는 등 2명의 부인을 두고 있었고 이외에 본국에 두고 온 부인 등이 있다는 이유로 하버드 대학 측이 장학금지급을 거부하고 강제로 본국에 돌아가도록 조치했습니다. 결국 아버지 오바마는 그렇게 원했던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 후세인 오바마는 결국 인생의 결말도 불운했던 것으로 알려졌죠?

답) 맞습니다. 바락 후세인 오바마는 케냐로 돌아가 신생 국 케냐의 지도부에서 활약했지만 얼마 후 권력층에서 배제됐다고 책은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의 명석한 두뇌와 케냐의 막강한 지배층을 이룬 루오족 출신이라는 유리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오바마는 실의에 빠져 알코올 중독자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불운으로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데요. 저자는 이 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아버지와 충분한 교감의 시간을 갖지는 못했지만 명석한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 등은 아버지와 닮은 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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