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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납치담당상, 북-일 정상회담 시사


지난 13일 임명된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상 겸 납치 문제 담당상 (가운데)
지난 13일 임명된 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상 겸 납치 문제 담당상 (가운데)

일본의 신임 납치 문제 담당상이 북-일 정상회담의 전제가 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새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마쓰바라 진 납치 문제 담당상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산케이 신문’이 24일 보도했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측과 공식, 비공식 차원의 다양한 접촉이 필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일본 총리와의 대화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그 전제가 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크게 변했다는 진단도 내놓았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이도 어리고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만큼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취해야 할 자세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럴 경우 납북 일본인들의 석방이라는 선택지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 해결의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마쓰바라 담당상은 내다봤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과 일본은 지금까지 모두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지난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나 식민지배 과거 청산과 국교정상화 협상 재개를 골자로 하는 평양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두 정상은 그 뒤 2004년 5월 평양에서 다시 만나 평양선언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일본인 납치 문제로 더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1차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납북된13명 가운데 지금까지 5명만 일본에 돌려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요코타 메구미를 포함한 나머지 8명이 이미 사망했다는 북한 측의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조사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지난 2008년 8월 국교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양측이 납치 문제 재조사에 합의했지만, 그 뒤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정부 차원의 대화도 끊긴 상태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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