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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미요지 기자] “김정남, 고영희 때문에 아버지 사랑 잃어”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과의 인터뷰 및 전자우편 내용을 담은 고미 요지 기자의 책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과의 인터뷰 및 전자우편 내용을 담은 고미 요지 기자의 책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어제 일본의 한 신문기자가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과 주고받은 전자우편과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이 책을 펴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보내 드립니다. 고미 기자는 김정남이 북한의 개방개혁 문제와 함께 새 어머니인 고영희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사랑을 잃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고미 기자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문) 고미 요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김정남 씨를 언제 처음 만났는지, 그 뒤로 어떻게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답) 2004년도 입니다. 그때 제가 베이징 특파원을 했을 때였는데,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그분과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 때 제가 이메일 주소를 적은 명함을 그 분에게 줬습니다. 그 분이 나중에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씨와 7년간 인터뷰와 전자우편을 주고받으셨다 이런 얘긴데요, 김정남 씨가 어떤 인물인지 생각나는대로 좀 말씀해 주십시오.

답) 김정남 씨는 기본적인 이미지와 달리, 아주 진지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 같은 외국인 기자한테 이메일을 보내온 거라든지, 이메일을 제가 보내면 간단한 내용이지만 저에게 답변도 하고, 이메일 내용도 존댓말을 쓰는 등 예의있게 대답했습니다.

문) 작은 것이긴 합니다만, 별다른 직업도 없는 김정남 씨가 마카오에서 어떻게 호화로운 생활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답) 특별히 구체적으로 대답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분 말에 따르면, 그 분이 투자를 좀 하고, 생활비를 벌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 김정남 씨가 다른 서방국가, 미국이나 유럽같은 다른 국가를 방문한 적이 있나요?

답) 유럽은 가끔 간다는 그런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프랑스라든가 오스트리아라든가, 최근에는 외국에 많이 다니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대개 봉건 왕조국가에서는 장남에게 큰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런데 왜 장남인 김정남 씨가 후계자가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인데요,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습니까?

답) 그 분이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다가 유학을 마치고 평양에 들어왔습니다. 그 때 그 분 말에 따르면, 그 분이 북한경제를 자본주의를 이용해서 발전시켜야 된다는 그런 조언을 아버지에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들한테 경계심을 가지고 두 사람 사이에 많은 마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마찰 때문에 상당히 김정남 씨가 후계자가 되지 못하고 지금 외국에서 생활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 김정남 씨가 그럼 평양에 있었을 때는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을 자주 만났나요?

답) 그 때는 자주 만났다고 합니다. 같이 하고 식사도 하고, 그런데 중국에 살게 된 이후에는 만나기 힘들고 그냥 전화로만 대화했던 거 같습니다.

문) 김정남 씨가 자신의 이복동생이죠,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는지 말씀해주시죠.

답) 김정은 씨는 김정남 씨와 만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정남 씨는 이복 동생 김정은 씨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험도 많지 않고, 비전이라고 할까요, 북한 미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그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문) 이복 동생이 한 명 또 있습니다. 김정철 인데요, 혹시 김정철에 대해 언급한 것이 있습니까?

답) 김정남 씨는 김정철 하고는 외국에서 몇 번이나 만났다고 합니다. 좋은 감정은 별로 없는 것같은데요.

문) 김정남 씨가 어머니 성혜림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던가요?

답)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주 유머감각이 풍부한 분이고 아주 미인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다만, 그 분이 러시아에서 돌아가셨으니깐 아주 후회가 된다. 앞으로 자주 어머니 묘지를 다니고 싶다, 그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문) 성혜림 씨가 모스크바에서 사망한 이유 중에 하나는 김정일 위원장의 새로운 여자 즉, 고영희와 결혼을 해서 그렇게 된 건데요, 혹시 김정남 씨가 김정일 위원장을 원망하거나 이런 얘긴 안 하던가요?

답) 원망한다는 이야긴 없었습니다. 다만, 김정남 씨는 자기가 해외에서 유학생활 했을 때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그 때문에 나한테 대한 사랑이 그 가족, 즉 김정철 씨나 김정은에게 사랑이 갔다고, 그런 식으로 말했어요.

문)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핵 문제에 대해서 김정남 씨가 어떻게 얘기하던가요?

답)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왜냐면 북한에서는 핵을 가지고 있다는 건 나라의 힘이니깐, 힘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거 같습니다.

문) 이번에 책을 펴내면서 앞으로 김정남 씨 하고 이메일이나 인연은 다 끝나는 건가요, 아니면 어떻게 연락이 계속되고 있습니까?

답) 김정남 씨는 책 발간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은 아주 민감한 시기라, 시기상조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또, 지금 책을 발간하게 되면 우리 관계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제 이메일 연락은 끊어졌습니다.

문) 고미 요지 선생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과 주고받은 전자우편을 토대로 책을 펴낸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보내드렸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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