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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북한, 리비아에 핵 물질 수출”


북한이 공개한 핵연료봉 (자료사진)

북한이 공개한 핵연료봉 (자료사진)

지난 2004년 리비아에서 발견된 핵 물질은 북한이 수출한 것이라고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전직 고위 인사가 북한이 리비아에 핵 물질을 수출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방사화학 전문가인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1983년부터 지난 해까지 국제원자력기구에서 근무하면서 과거 북 핵 사찰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하이노넨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하이노넨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과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계시면서 북한을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몇 차례나 방문하셨습니까?

답) 네, 국제원자력기구에서 27년간 근무했는데요. 그 동안 영변 핵 시설을 포함해 20 차례 넘게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문) 북한은 지난 해 11월 영변을 방문한 미국 과학자에게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2천여 개를 공개했습니다. 이 원심분리기가 파키스탄이 제공한 것일까요?

답)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저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를 제작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90년대부터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 등의 도움을 받아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북한이 유럽 등 제3국에서 부품을 들여다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를 조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 북한은 지난 해 12월 방북 한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초청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문제의 본질은 사찰단 복귀가 아니라 사찰단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변의 원심분리기를 한 번 보고 돌아오는 일회성 사찰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북한은 영변 외에 제2, 제3의 시설에서 6불화우라늄을 만들고 있을 공산이 큰데요. 이런 시설을 반드시 사찰해야 합니다.

문) 6불화우라늄을 생산하는 별도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반드시 사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왜 이것이 중요한지 설명해 주시죠?

답) 네, 6불화우라늄은 우라늄 농축의 재료가 되는 물질인데요.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 틀림없이 별도의 시설에서 6불화우라늄을 만들고 있을 겁니다. 따라서 영변의 원심분리기만 보고 올 경우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과거 리비아에 6불화우라늄을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문)북한이 리비아에 핵 물질인 6불화우라늄을 수출했다는 것은 과거 논란을 빚었던 문제이기도 한데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네, 지난 2004년 리비아에서 6불화우라늄이 발견됐는데요. 이때 6불화우라늄과 함께 나온 기계 장비와 북한의 핵개발용 부품 구매 행태, 그리고 파키스탄이 제공한 정보 등을 종합하면 이 것이 북한이 만든 6불화우라늄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이스라엘은 지난 2007년에 전폭기를 동원해 시리아가 건설 중인 원자로를 파괴했는데요.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북한과 시리아간 핵 연계 문제는 좀더 조사해 봐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이 파괴한 문제의 원자로가 북한의 원자로와 상당히 흡사하다는 사실인데요, 이는 주목할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하이노넨 박사님은 북한 내부에서 누가 핵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1차적으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핵 통제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선군정치를 펴고 있는 만큼 군부도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 과학자들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얼마간 영향력이 있을 겁니다.

문)영변 등지에서 북한의 과학자들을 많이 만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북한 과학자들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북한 과학자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본 북한 과학자들은 대부분 이론적 배경이 탄탄했습니다. 다만 과학장비를 다루거나 공학적 측면은 좀 약한 것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전체 공정이 지장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문)북한은 자신들을 핵 국가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답)가까운 장래에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 국가로 인정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이 인도처럼 핵 물질의 생산을 중단하고 국제적인 핵사찰을 허용한다면 얘기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현재 일본에서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손상돼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북한이 현재 영변에 짓고 있는 경수로에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답)후쿠시마 사태의 핵심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가 해일, 쓰나미에 대비해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자로를 해일을 비롯한 각종 자연재해에 견디도록 설계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북한도 경수로를 짓고 있다는데, 이 원자로가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얼마나 대처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또 외국의 경험을 얼마나 참고해 건설하고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고 걱정이 됩니다.

문)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이노넨 박사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답)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례를 드는데요. 남아공도 지난 1980년대 핵 개발을 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은 남아공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남아공은 90년대 들어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북한도 핵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핵을 포기함으로써 경제가 발전하고 안보가 보장된다고 판단할 경우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올리 하이노넨 박사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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