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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13주년…우울한 현대아산


고 정주영 명예회장 묘소를 찾은 현대아산 사장과 직원들

고 정주영 명예회장 묘소를 찾은 현대아산 사장과 직원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18일로 꼭 13년이 됐습니다. 관광 중단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은 최근 한국 정부의 유연해진 대북정책으로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지만 5.24 대북 제재 조치 등이 겹치면서 조기 재개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18일로 꼭 13주년을 맞았지만 이 사업을 주도해 온 한국 현대아산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지금까지 3년 4개월 동안 관광 중단 사태가 지속돼 온 때문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금강산 현지에서의 13주년 기념행사는 차분하면서도 조촐하게 치러졌습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이날 김영현 관광사업본부장 등 임직원 10여 명만 금강산을 찾아 고 정몽헌 회장 추모비 앞에서 참배하며 관광 재개 결의를 다졌습니다.

북측에서도 과거엔 평양에서 당국자가 금강산까지 내려 오거나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참석할 때가 있었지만 이번엔 안내를 맡은 실무자 3 명만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과 북측간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현대아산의 장경작 사장은 이날 경기도 하남시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묘소를 참배했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아예 양쪽 행사 모두 불참했습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과 개성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금까지 입은 매출 손실액은 5천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동안 직원 감원과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난을 버텨왔고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달 또다시 1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남북경협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관광과 건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활로 찾기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아산은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북측의 천안함 연평도 도발로 강경했던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다소 유연해진 데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북한에 간염 예방백신 지원과 개성공단 신축 공사 재개 허용, 세계보건기구에 제공했던 대북 인도적 지원금 중 미집행분에 대한 사용 승인 등 유화적인 조치를 잇따라 취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입니다.

“최근 남측에서 유연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좀 더 진전돼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선 관광객들의 신변안전 보장을 당국 차원에서 약속하고 금강산 내 한국 측 재산권 원상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조기 재개는 힘들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과의 접촉을 통해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은 문서로도 약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했지만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현대아산의 사업독점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선 북측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또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 하에서 관광 재개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현대아산 측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는 문제를 풀기위해 일단 금강산 관광객 신변안전 장치 마련을 위한 당국간 협의부터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습니다.

“안전장치라든가 이것을 북측이 할 의향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국간 협의를 통해서 안전장치를 만드는 협의를 마쳐 놓으면 그 이후 5.24 조치를 다루고 그에 따라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되겠죠.”

현대아산 관계자는 “5.24 조치까지 겹쳐져 있는 상황에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면 결국 남북 고위급 회담 이상의 접촉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예측하기 어려운 남북관계 특성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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