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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합의, 6자회담 재개 문 연 것"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한국의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달 25일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한국의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달 25일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북한간 합의에 대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첫 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선 약속의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북한 두 나라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UEP의 중단과 대북 영양 지원에 합의했음을 전격 발표한 데 대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첫 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달 23일과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3차 미-북 고위급 대화 합의 내용에 대해 “6자회담 재개라는 집이 있다고 하면 첫 문을 열었거나 반쯤 연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한국 등이 요구해 온 비핵화 사전조치를 수용했다”며 “비교적 신속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만족스럽게 협의가 이뤄진 것은 좋은 징조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6자회담 재개 전망에 대해선 “좀 더 차분하게 관련 협의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서면상 약속으로는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없고 약속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영양 지원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에 나오진 않을 것이고 미국도 UEP 중단 등에 대한 말만 듣고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UEP 중단과 대북 영양 지원의 이행순서에 대해선 “영양 지원과 관련해선 미-북간 세부협의가 있을 것이고 UEP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 문제에 대해선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 사이에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남북대화도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남북 비핵화 회담 전망과 관련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현재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북간 6자회담 재개 협상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중국과 미국이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북한도 특히 6자회담 틀 내에서의 남북 비핵화 회담은 반대하지 않는 그런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아마 미국에서 식량 지원이 이뤄지고 북한이 사전조치 이행을 하면서 6자회담 분위기 조성이 어느 정도 되면 제3차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리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합니다.”

일각에선 이번 미-북 합의가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자칫 핵 협상에서 한국의 입지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미 미-북간 합의가 이뤄졌는데 3차 남북 비핵화 회담을 갖자는 것은 자칫 뒷북을 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6자회담 재개까지는 미-북 후속협의 등으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주변국과의 협의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한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방한하는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탈북자 문제와 미-북 합의 이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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