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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북, 6자 예비회담 참여 중국과 사전 합의”


일본 언론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연일 촉각을 곤두세운 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 은 김정일 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예비회담 참여 의사를 전달하기로 북한과 중국이 사전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 아침 아사히신문 보도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을 할 때 6자회담 예비회담 참여 의사를 직접 전달하기로 실무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고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와 식량 지원을 얻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6자회담 예비회담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중국이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기 위해 지난 2월 관련국에 제안한 것인데요, 북한은 이미 지난 3월 미국에 예비회담 참여 의사를 전했었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중국과 북한 관계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에 대규모 식량 지원과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문) 일본의 `NHK 방송’은 김 위원장이 어제 다롄에서 수산가공업체를 둘러 봤다고 보도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는 김 국방위원장이 어제 랴오닝성 정부 소유인 다롄항 인근의 대규모 수산가공업체를 방문해 리커창 부총리의 안내로 시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습니다. 리커창 부총리는 과거 랴오닝성 책임자로 있었기 때문에 중국 북동부 지역의 경제 개발에 깊이 관여해왔고, 이 지방과 북한의 경제협력 확대와 관련해 김 국방위원장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수산공장은 다양한 어패류 등 수산물을 가공해서 수출하고 있으며, 근로자가 6천 명이 넘는 대규모 업체입니다. NHK는 북한으로서는 게를 비롯한 해산물이 유력한 수출품이지만 통조림을 가공하는 설비와 기술이 충분하지 않아서 김 국방위원장이 현대화된 중국의 가공 기술을 시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해 특히 일본 언론의 관심이 높은 것 같은데요, 일본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 배경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일본 언론과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시기가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상하이 엑스포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중국 방문을 공개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을 대내외에 밝히고, 북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시도가 포함돼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이 천안함 침몰 원인이 규명되기 전에 서둘러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 한국과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 제재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고, 그 경우 중국도 운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리모토 사토시 다쿠쇼쿠대 교수는 “건강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결행한 것은 자국 내 경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증거”라면서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후계체제를 원활하게 하려는 시도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내각부는 “북 핵 6자회담 재개,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 등 후속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언급을 내놓은 가운데 이달 중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외무장관 회담,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동북아 국가들이 공조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논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는데요, 일본에선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일본의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과 대응 방향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천안함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도 6자회담에 참여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6자회담 재개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유엔 안보리에 제재 결의안이 올라가면 중국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까지 반대하진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시게무라 도시미쓰 와세다대 교수는 “중국은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때문에 고립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게무라 교수는 “러시아도 일부 제재 내용에 반발할 순 있어도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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