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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철도현대화, 외부지원 필수”


지난 11일은 북한의 제 47회 철도절이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기차를 타는 것은 ‘고생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철도 사정과 남북 철도 중단 배경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매년 5월 11일은 북한의 철도절입니다. 이 날은 지난 1954년 김일성 주석이 철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기차를 타는 것은 ‘고생길’ 이라고 말합니다. 평양 교원대학 교수로 근무하다 지난 2004년에 탈북한 이숙씨의 말입니다.

“기차를 한번 타려면 매우 고통스럽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붕에 올라타고, 고압선에 사람이 죽고, 기차로 인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탈북해 현재 워싱턴의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씨도 북한에서 기차를 타는 것은 끔직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차 빵통에 유리창이 성한 게 하나도 없고, 열차 시간이 지켜지지 않고, 정전이 자주되기 때문에 연착이 몇시간, 며칠간 계속되고, 기차역에 들어서며 전기선에 부딪쳐 사고가 나고, 아수라장입니다”

북한의 철도는 대부분 일제시대에 건설된 것으로 총 연장이 5천2백 킬로미터에 이릅니다. 또 북한 당국은 ‘철도는 나라의 동맥이며 인민경제의 선행과제’라며 철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철도는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기차가 자주 서는 것은 물론이고 철로와 침목이 낡아 거북이 걸음을 하는 실정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성원용 연구원의 말입니다.

“전반적으로 노후화된 상태로 시설이 현대화가 안돼, 남측이나 선진국과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죠”

북한은 지난 10여년간 내부의 철도 노선을 외부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6월 평양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끊어진 남북 철도를 연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07년 5월에는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 운행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기념식에 참석했던 북측 대표 권호웅 내각 참사의 말입니다.

“우리들은 앞으로도 북과 남이 함께 돌아가는 통일의 기관차가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의 궤도에 따라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성의를 다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로부터 1년이 안 된 2008년 12월 남북철도 운행을 일방적으로 중단합니다. 당시 한국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의 말입니다.

“개성 관광을 중단하며 남북 열차 운행을 차단하는 등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우리측에 통보해 온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철도 전문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성원용 연구원은 경의선을 비롯한 철도 연결은 남북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이었는데 중단됐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한국측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을 운행하는 철도를 잘 활용하면 개성공단의 물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활용하려 했는데 북한은 그런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또 자신들의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연결하려는 사업도 추진했으나 이 역시 핵 문제와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중단 상태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철도를 현대화 하려면 핵 문제에 성의를 보이고 남한과 러시아 등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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