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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산-라진 열차 10월에 시험운행”


러시아가 다음 달에 북한 라진항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에서 열차 시험운행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라진과 하산 철도 구간에서는 현재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라진과 하산 간 철도 노선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러시아 극동의 국경도시 하산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의 라진까지 연결되는 철도 노선으로, 총 길이는 54km에 달합니다. 하지만 너무 낡은데다 북한과 러시아 철길의 폭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국경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열차바퀴를 바꿔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난 200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때 발표된 북-러 모스크바 선언으로 라진-하산 간 철도 개보수 사업의 기초가 마련됐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2008년 10월에 마침내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이후 2008년 말부터 시작된 국제금융 위기로 한 때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지난 해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공사가 재개됐습니다. 공사 비용은 약 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리고, 이제 다음 달에는 열차 시험운행을 실시한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야구닌 러시아 철도청장은 지난 주말 극동지방 철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10월에 하산과 라진 간 국경통과 구간에서 시험 열차를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보수 공사의 주요 내용은 낡은 철길 궤도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정차역들을 보수 정비하는 동시에, 철길의 폭이 서로 다른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열차를 통과시키기 위해 선로교환기를 설치하는 것인데요, 시험운행을 통해 그 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지금도 개보수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느 정도 진척이 됐나요?

답) 러시아 철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56개의 선로교환기를 설치할 계획인데요, 8월 말 현재, 36개가 설치됐습니다. 동시에 교각 등 7개의 인공 구조물이 설치됐고, 운라 지역에서는 터널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20km마다 중앙공급 전력케이블이 설치됐고, 34.8km의 철로가 새로 부설됐습니다.

북한 라선시 인민위원회의 황철남 부위원장은 이달 초 중국 창춘에서 열린 라선특구 투자환경 설명회에서, 보수 공사가 오는 10월 말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라진과 하산 간 철도 개보수 공사는 러시아와 북한 모두의 이해에 부합하는 공사라는 평가인데요, 먼저 러시아는 어떤 이득을 얻게 되나요?

답) 네, 러시아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항구들과는 달리 겨울에도 얼지 않는 라진항을 통해 태평양을 드나들 수 있는 길을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하산-라진 간 철도보수 공사 외에 라진역에서 라진항을 연결하는 철도와 라진항 3호 부두 개조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바로 그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철도청은 라진과 하산 간 사업의 목표로 기존 철로 개보수와 함께 라진의 화물항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요, 개보수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연간 4백만t, 콘테이너로 10만 개를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이번 사업을 통해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나요?

답) 북한은 일단 이번 사업을 통해 최근 새로운 경제특구로 개발하고 있는 라선특구의 활성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철도망과 부두 개보수를 통해 기반시설을 정비해 라선에 물류 수송의 일대 거점을 마련하게 되면 지역개발 사업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북한은 라진항 임대를 통해 수수료도 챙길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라진과 하산 간 철도보수 공사가 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요?

답)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라진과 하산 간 철도 개보수 공사를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 연결사업의 첫 단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한국 부산에서 북한 라진까지 한반도종단철도를 건설한 뒤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철도와 연결해 모스크바는 물론 유럽까지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인데요,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유럽까지 17일이면 갈 수 있게 돼, 선박을 이용할 때 보다 물류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특히 적극적인데요, 지난 2001년 북한과 정상회담에서 두 철도를 연결하기로 약속했고, 2003년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연결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엔 남북 철도책임자를 초청해 3국간 공동협력을 다짐하기까지 했는데요,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더 이상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철도청은 그 같은 야심 찬 사업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고 남북한과 러시아 3국간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렇군요. 다음 달에 북한 라진항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에서 열차 시험운행이 실시될 예정이라는 소식, 이연철 기자와 함께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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