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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랭리 뉴브런스웍 대 교수 “GPS 교란, 북 소행 쉽게 확인가능”


리처드 랭리 교수

리처드 랭리 교수

한국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여객기와 선박을 겨냥한 위성위치정보 시스템 GPS 전파교란이 며칠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분야의 권위자인 리처드 랭리 캐나다 뉴브런스윅 대학 측지.측량정보 공학 (Geodesy and Geomatics Engineering)교수는 이번 공격이 북한의 소행인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랭리 교수를 유미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랭리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위성위치정보 시스템,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운영되는 것인지 말씀해 주시죠?

답) GPS는 미국이 운영하는 인공위성을 통한 위치정보 시스템을 말합니다. 민간과 군 이중용도인데요, 미 공군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31개 인공위성이 위치, 항행, 시간 (positioning, navigation & timing) 측정을 위한 신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지만 GPS 수신기만 있으면 전세계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한국 민간 항공기에 GPS 전파교란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좀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네, GPS 인공위성은 L-1 이라고 불리는 주파수로 신호를 보내는데요, 누군가가 이와 동일한 주파수로 방해 전파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GPS 신호는 아주 약하기 때문에 방해 전파에 쉽게 압도됩니다. 이렇게 되면 항공기나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모든 민간용 GPS 수신기는 GPS 신호를 받지 못하고 작동을 멈추게 되는 것이죠.

문) 이같은 공격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답) GPS 교란기 (Jammer)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교란기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또 구입도 가능합니다. 적어도 1개 이상의 러시아 회사가 상당히 강력한 GPS 교란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번 공격에 사용된 것은 아니겠지만, 이른바 개인보호장비 (Personal Protection Devices)라는 것도 있습니다. 개인이 여러 이유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에 장착하는 것인데요, 작고 그다지 강력하지 않은 장비인데 쉽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런 장치에서 신호를 증폭해 안테나로 보내면 수십 킬로미터까지 방해 전파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문) 한국은 이번 GPS 전파교란 공격이 북한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누가 GPS 방해 전파를 쏘아 올리고 있는 지 확인이 가능합니까?

답) 지향성 안테나 (Directional Finding Antenna)를 사용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향성 안테나는 감청이나 방향탐지 등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한국 군은 그런 안테나가 탑재된 특별 정찰기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사용해 여러 장소에서 방해 전파가 오는 방향을 측정하고 그런 다음 삼각측량 (triangulate)법을 이용하면 교란기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군 관련 정보이므로 한국 정부가 공식 발표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한국은 북한 내 교란기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런에 이번 GPS 전파 방해 공격은 주로 수도권 지역의 민항기에 영향을 미치고, 육상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GPS 신호와 방해 신호는 모두 직진파입니다. 이를 LOS (line of sight) 신호라고 부르는데요, 즉 송신기와 수신기 사이에 장애물이 없어 서로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GPS 전파는 모퉁이를 돌아 굴절 하거나, 건물 또는 나무 등을 쉽게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육상 피해가 보고되지 않는 이유는 방해 전파를 발사하는 교란기와 서울 도심의 차량 등 사이에 건물 등 장애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공기는 일정 고도 이상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교란기와 서로 보이는 직선상에 있어 방해 신호를 아주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이죠.

문) 이번 공격의 피해 정도를 바탕으로 몇 대의 교란기가 사용됐고 방해 전파는 얼마나 강력했는 지 판단할 수 있습니까?

답)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교란기 1대를 사용했을 수도 있고 여러 대를 사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방해 전파가 전방향 (Omni directional)일 수도 있고, 신호를 남쪽으로만 향하도록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동해, 서해, 남해 상에 항공기를 운항해서 방해 전파의 강도 변화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식의 방해 신호를 쏘았는지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번 피해가 수도권 지역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방해 전파의 강도가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 그러면 최첨단 무기 등 군사 자산에 대한 GPS 전파교란 공격도 쉽게 이뤄질 수 있습니까?

답) 과거 미-한 군사훈련 중 미군 정찰기가 북한의 GPS 전파교란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던 것처럼, 북한은 군사적 목적의 GPS 전파교란 공격 능력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차이점은 군사용 GPS 수신기에는 교란 신호를 제거(null out)하는 안테나가 있는 등 방해 공격에 대응해 훨씬 더 강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또 크루즈 미사일 등 첨단무기들에는 GPS 이외에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장치들이 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이번 GPS 전파교란 공격의 위협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십니까?

답) 민간 항공기들은 GPS 수신기가 작동되지 않을 경우 다른 기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 항공기에는 관성항법장치 (inertial navigation system)가 갖춰져 있고 또 전혀 다른 주파수로 송수신을 하는 지역 라디오 시스템을 이용해서도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단순 GPS 방해 전파로 항공기가 공중에서 서로 충돌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실 단순한 방해 전파를 쏘는 것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스푸핑(Spoofing)이라고 하는 공격인데요, 이는 적이 GPS와 유사한 신호를 쏘아 GPS 수신기가 이를 잘못 알고 이용하도록 하는 속임수입니다. 최근 이란이 이 기술을 이용해 미국의 무인정찰기를 포획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번 GPS 전파교란 공격은, 선박 폭침과 같은 심각한 수준의 도발은 아니지만, 북한이 남한에 자국의 기술적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리처드 랭리 교수와의 인터뷰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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