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의 인권 운동가 로버트 박 씨가 20일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수 백만 명의 무고한 주민들에게 잔혹한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 씨는 `북한에서의 대량살상을 언제 막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한에서는 지난 1972년 이래 1백 만 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정치 수용소에서 살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 만 명의 탈북자들이 증언을 통해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과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수많은 증거들을 제시했지만, 지난 2004년 이래 정치 수용소 폐쇄를 가속화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박 씨는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에 수 십억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북한 정권은 식량을 굶주린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대신 군부 강화 등에 체계적으로 전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 씨는 지난 1995년부터 1997년 사이 북한에서는 기근으로 3백 5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에서는 인위적인 기근으로 인한 사망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박 씨는 국제사회의 비정부기구들이 김정일 정권에 대한 지원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강제수용소와 식량 전용, 집단 잔혹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항의의 뜻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로버트 박 씨는 지난 2009년 말 북한에 무단입국했다가 체포돼 억류된 뒤 43일 만에 추방 형식으로 석방됐습니다.
한편 지난 2009년 역시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유나 리와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 기자가 미국 남부 조지아대학이 수여하는 `용기 있는 기자상’ (McGill Medal for Journalistic Courage)을 수상했습니다.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는 북-중 국경지대에서 탈북 여성 관련 프로그램을 취재하던 중 체포돼 북한에 억류됐다가 140일만에 석방됐습니다.
유나 리 기자는 수상식에서 북한에 숨어지내는 탈북 여성들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다며, 이들은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기 위해 중국 당국의 눈을 피해 숨어지낸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강제 노동수용소에 보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유나 리 기자는 말했습니다.
로라 링 기자도 수상식에서 용감한 사람들은 바로 북한의 독재정권을 피해 탈출한 탈북 여성들이라며, 자신이 받은 상을 탈북 여성들에게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3명이 북한의 암울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면서,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보도에 유미정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