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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보안성 지침서 개인 상행위 존재 일부 인정


최근 한국의 한 선교단체가 입수해 공개한 북한 인민보안성간행물인 ‘법투쟁 부문 일군(일꾼)들을 위한 참고서’는 주민들의 상 행위를 일부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선교단체인 갈렙 선교회가 최근 공개한 북한 인민보안성의 ‘법투쟁부문 일군들을 위한 참고서’는 북한 사법 당국의 현장 지침서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참고서에는 주민들의 상 거래를 통해 이윤을 얻고자 하는 시장 행위를 인정하는 내용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돼지를 길러 고기를 파는 사람이 성장촉진제 등을 사용해 더 많은 고기를 팔고 폭리를 취했을 경우를 예로 들면서 이를 처벌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참고서는 폭리를 취했지만 자기 노력으로 시장을 통해 허용된 가격 내에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위법성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격 한도를 정해 놓고 있어 완전한 시장경제라고 할 순 없지만 시장에서 노력해 물건을 팔고 돈을 버는 행위를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가 만든 자전거로 기차역에서 남의 짐을 운반해주고 돈을 벌었을 때도 범죄로까지 볼 수 없다고 명시한 것은 물건 뿐만 아니라 용역을 사고 파는 행위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한 예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생존 차원의 행위에 대해선 정권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허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참고서의 해법들은 법규가 아니라 당국의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일시적 조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아직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화여대 통일학 연구원 박영자 교수입니다.

“화폐 개혁 이후에도 시장을 철폐하지 못한 것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생존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거구요, 따라서 시장이 현재까지는 북한 주민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이 정권에 불안함을 줄 경우 언제든지 폐지될 수 있는 불안정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병역 기피와 공직자 뇌물 수수 등 부패 행위도 상당히 퍼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서는 대학에 가기 위해 군 입대를 하지 않으려는 5명에게 미화 800달러를 받고 신체검사표를 위조해 준 병원의사에게 뇌물죄와 군사복무동원 기피죄가 적용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가격 결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이 술 접대를 받고 마음대로 가격을 매겨 ‘가격사업질서 위반죄’로 처벌 받는 등 여러가지 종류의 뇌물죄 관련 사례들도 제시됐습니다.

군 요직을 사칭해 여자들을 농락한 사건들도 수록돼 북한 사회에서 군이 차지하고 있는 높은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물네살의 이철이라는 사람은 조선인민군 군관복을 입고 자신을 호위국 소속이라고 속여 12명의 처녀와 약혼식을 올린 사건이 소개돼있습니다.

참고서에는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부자 등에 대한 우상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김 주석의 부관이 규정을 초과한 양의 부식을 김 주석에게 공급했다가 해임된 일이라든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유소에서 줄을 서 기다린 일 그리고 김 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이 자가용과 운전사를 거부하고 걸어 다닌 일화 등이 나옵니다.

또 김 주석이 허례허식을 배격한 예로 “어느 해 봄날 수령님댁의 경사스런 대사가 조용히 치러졌는데 그처럼 뜻깊은 대사건만 아무런 격식도 없이 소박하게 보내는 바람에 인민들이 몰랐다”고 소개했습니다.

일각에선 여기서 언급된 ‘수령님댁 대사’가 이 참고서가 김정은 후계설이 나온 즈음에 발간된 점 등을 고려할 때 1973년 김영숙과 결혼한 김 위원장이 이후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와 비밀리에 올린 결혼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주석 가족들의 서민적 풍모와 특권의식을 배척한 이런 일화들을 다수 실음으로써 북한 지도층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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