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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북한 하루 식량배급 190g에 불과”


야채 연구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일 위원장 (자료사진)
야채 연구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일 위원장 (자료사진)

유엔은 영양과 보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북한에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유엔은 북한의 만성적인 경제난이 농업, 의료, 교육 등 각 분야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유엔이 공개한 ‘필요와 원조 개관: 북한편’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을 조은정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 기자. 유엔이 북한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이 식량지원 문제인데요. 최근 식량 상황이 어떤가요?

답) 예. 유엔은 이번에 새롭게 발간한 보고서에서 5월에 북한 당국의 식량 배급이 하루 190g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훨씬 적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는데요. 유엔은 북한 당국이 하루573g을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실제 분배량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수확량이 충분치 않아서 그렇죠?

답) 예. 3월 유엔 합동조사단의 현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백8만6천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유엔은 1990년대 중반 이래 북한의 연간 식량 부족분을 평균, 1백만 t으로 잡았습니다. 식량난이 가장 심각했던 해는 2001년으로 2백만 t의 식량이 부족했었습니다.

문)식량 배급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결국 농업 분야가 취약하다는 얘기겠죠?

답) 예. 유엔은 소련이 붕괴한 직후인 1990년대 초부터 북한의 농업 분야가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농기계 현대화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유엔은 전했습니다. 경제난으로 인해 농사용 트랙터 등이 보수, 유지가 되지 않아 수동 장비로 대신하고 있고요. 북한 당국은 자체적으로 농업용 기계를 만들려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자금 부족으로 큰 진전이 없습니다. 토양 산성화도 큰 문제로 지적됐는데요. 지난 20년간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30% 줄었습니다.

문)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도 북한 농업을 지원하고 있죠?

답) 예. 유럽연합 원조협력청(Europe Aid)도 북한에 농기계를 지원하고 있고요. 스웨덴, 스위스도 북한에서 협동농장을 지정해 시범적으로 선진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국제사회의 북한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문) 의료 분야를 살펴보죠. 북한은 전 국민에게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답) 예. 하지만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의 기초 의료 분야가 상당히 취약해졌다고 유엔은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병원을 비롯한 기초 시설이 낙후된데다 의약품과 각종 의료 장비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또 전염병 등 대규모 질병 발생에 대비한 방역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보건체제가 열악해 주민들의 건강과 영양 상태도 타격을 받았는데요. 유엔에 따르면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유일하게 보건 관련 새천년개발목표들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북한은 인구 당 의사 비율도 높은 편이지 않습니까?

답) 하지만 문제는 의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실제 이용률이 낮다는 것입니다. 유엔은 그 이유로 북한 병원에는 약품과 의료 장비가 부족하고, 겨울에는 난방과 물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문) 국제기구들은 북한 주민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문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죠.

답)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의 상하수도 시설이 무너지고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습니다. 매해 보수되는 시설보다 못 쓰게 되는 시설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1980년대 초반에 상수도 시설을 광범위하게 구축했지만, 이후 낮은 투자와 전력 부족, 자연 재해 등으로 상당히 부식됐습니다. 상수도의 소독도 정기적으로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또 배설물이 도처에 있고, 상수원이 논밭 근처에 있어, 식수가 배설물과 화학비료로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사람의 배설물을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여전히 북한에서는 가장 큰 건강상 위험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경제난이 북한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을 빚고 있군요. 교육 분야는 어떻습니까? 북한은 문맹률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답) 하지만 유엔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각 가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교 출석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교육성에 따르면 특히 함경도 등 동북부 지역에서는 겨울에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데요. 출석률이 60에서 80%까지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교육 부문에 투자가 부족해 교과서와 학용품이 모자라고, 학교 시설이 낙후됐으며, 교사들도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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