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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문가, “소통부재와 정권생존 논리, 북한 무역 걸림돌”


북한은 매우 가난한 저개발국가지만 국가 기능이 작동하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발전할 여지도 있다고 독일의 북한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베른하르트 젤리거 한스 자이델 재단 한국 대표는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의 무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 분야의 지식전환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열린 강연회를 취재했습니다.

“진솔한 소통의 부재와 정권의 생존논리가 북한과의 정상적인 교역을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입니다.”

북한에서 대북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독일 한스 자이델 재단의 젤리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북한 정부가 개혁으로 나가기 힘든 배경들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외부와의 활발한 상호교류가 정권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고, 북한은 부유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정권 유지에 큰 돈이 필요하지도 않다는 겁니다.

젤리거 대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북한에서 ‘유럽연합-북한 무역 역량 강화 사업’을 펼쳤지만 북한 내 구조적 문제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경영인과 경제 관련 인사, 학자들에게 국제 무역에 관한 기초지식을 전하고, 쌍방향 소통과 인터넷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다음 날 그 강좌가 폐쇄되는 등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겁니다.

젤리거 대표는 캄보디아나 라오스 조차 외국에서 인터넷으로 디자인과 특성을 주문하면 당일이나 다음 날 바로 제품이 생산되지만 북한에서는 규제와 소통의 부재 때문에 이런 일상적인 사업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 보다 정권의 생존논리가 정상적인 교역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젤리거 대표는 현재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외부 투자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중국기업이 50년 독점개발권을 따낸 무산 광산이 갑작스레 인도의 철강기업으로 넘어간 사례와 라선의 카지노 호텔, 손전화기(휴대폰) 사업을 하는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 평화자동차, 봄과 가을마다 평양에서 열리는 무역박람회, 심지어는 스웨덴 젊은이들이 생산한다는 노코 청바지 조차 이윤을 남기는 정상적인 사업이라기 보다 정치적 동기로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젤리거 대표는 북한과 정상적인 교역을 통해 이윤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중국 등 외부의 정치적 투자 역시 북한의 경제를 개선시키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걸림돌 때문에 북한의 정상적인 개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경제가 매우 열악하고 여러 도전들이 놓여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국가 기능이 작동하는 나라며, 일부의 전망과는 달리 갑작스런 정권 붕괴 가능성도 적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중국의 근본적인 전략적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된 한반도 보다는 현상유지가 중국의 무역과 정치적 논리에 더 부합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전략적인 시각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젤리거 대표는 결국 북한의 내부적 구조가 변화되지 않는 한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무역의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대북 사업의 초점을 교육훈련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학금과 전문서적 제공, 교육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탄소 배출권 교환, 그리고2008년부터 시작한 삼림업과 농업 지원 교육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1967년에 설립된 독일의 한스 자이델 재단은 기독교적 토대를 바탕으로 세계 민주주의와 평화, 발전을 위해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한반도 화해 과정 지원과 지방자치제도, 여성권 발전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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