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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김정일, 후진타오에게 ‘문제 일으키지 않겠다’ 약속”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자료사진)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자료사진)

북한이 2012년에 도발할 가능성은 작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도발을 할 경우 강성대국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북-중 관계가 악화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미국과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최근 잇따른 경고와는 크게 다른 주장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과 중국 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이 내년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 담당관을 지낸 로버트 칼린 씨와 스탠포드대학의 존 루이스 석좌교수는 8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에 게재한 공동기고문을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두 전문가는 ‘북한의 새로운 노선’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자신들이 만난 중국 관리들의 말이라며, ‘북한과 중국은 2012년에는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내년에 강성대국과 권력 세습을 위해 안정적인 정세가 필요하며, 중국도 내년에 열리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교체할 예정이기 때문에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공식,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두 전문가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칼린 씨와 루이스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국가주석 모두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하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이 추진하는 강성대국 달성을 위해 중국이 대대적인 경제원조를 해줄 것을 바랐는데 실제로 손에 쥔 것은 그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중국도 북한에 대해 나름대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진지한 약속’을 받기를 원했지만 실제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수준의 다짐을 받는 선에서 그쳤다는 겁니다.

한편 미국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은 북한이 내년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의 로널드 버지스 국장도 북한이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국방 당국도 북한이 강성대국의 해로 설정한 내년에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북한이 3대 세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권력 이양에 따른 정치불안과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 도발이라는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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