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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 김정일 위원장 과거 방중 때마다 개혁개방 권고’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방문에 앞서 지난 2000년 이래 이미 4 차례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 때마다 개혁개방을 통한 중국의 발전상에 놀라워 하면서도 정작 중국 식 개혁개방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 위원장이 과거 중국을 방문한 배경과 결과를 최원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994년 집권 이래 2006년 마지막 방문 때까지 모두 4차례 중국을 방문했었습니다.

첫 번째 방문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000년 5월에 이뤄졌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이 중국 지도부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한국 서강대학교의 안찬일 교수는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와 합의 내용 등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 중국 지도부와 조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그로부터 8개월 뒤인 2001년 1월 다시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의 푸동지구와 증권거래소, 미국 제너럴 모터스 자동차사의 현지 공장, 그리고 순처우 현대 농업개발구역을 차례로 돌아봤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이 천지개벽을 했다’며 중국의 발전상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미국 서부 남가주대학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강 소장은 당시 방문에서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중국 식 개방을 권유했고, 김 위원장 역시 중국식 개방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김정일 위원장은 일련의 경제 활성화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김 위원장은 관영 `노동신문’을 통해 이른바 ‘신사고’를 강조했습니다.

그 후 김 위원장은 2002년7월 물가와 임금을 현실화 하는 ‘7.1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내놨습니다. 또 2002년 9월에는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는 한편 개성공단지구법도 제정하는 등 경제적 변화를 추진했습니다. 서강대학교의 안찬일 교수는 김 위원장이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통해 나름대로 중국의 길을 따라가려 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2004년 4월 김정일 위원장의 세 번째 중국 방문은 6자회담이 핵심의제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와 북한이 핵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자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김정일 위원장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은 인내심과 융통성을 발휘해 6자회담에 참여하고 회담이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그 결과 두 달 뒤인 2004년 6월 베이징에서 제3차6자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6년 1월,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2년 만에 이뤄진 이 방문 중 김 위원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개방 지역인 광동성과 후베이성을 찾아 전자, 컴퓨터 등 중국의 첨단 산업을 둘러보았습니다. 중국은 당시 북한에 공장을 지어주는 등 경제협력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수뇌부가 김정일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할 때마다 핵 포기와 개방 조치를 통해 경제를 살릴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개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두 차례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와의 대립을 오히려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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