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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김정일, 천안함과 경제 지원 논의가 방중 목적”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건과 핵 문제 등으로 인한 외교적 압박을 피하고 식량 등을 얻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최원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건 해명과 경제적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천안함 사건을 해명하기 위해 중국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상하이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만나 천안함 사건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도 이 문제를 해명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기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의 입장이 매주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아시아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설명을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스나이더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로 볼 때 김정일 위원장이 천안함 사고에 북한이 개입했다고 시인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씨도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천안함 사건 문제를 논의하겠지만 그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주석이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은 17개월 간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달 6자회담 복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천안함 사건으로 유야무야 되고 말았습니다.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천안함 사건의 초점을 흐리기 위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힐 공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는 중국과 북한이 설사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하더라도 실제로 6자회담이 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천안함 사건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6자회담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장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쌀과 석유 등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 김 위원장 방중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연말 실시한 화폐개혁 실패와 봄철 춘궁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방문길에 나선 김정일 위원장이 3일 랴오닝성의 다롄을 방문한 점입니다.

이와 관련,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탈북해 현재 워싱턴의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는 김 위원장이 중국의 다롄과 북한의 나진 선봉 개발을 연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개방도시고 성공 사례이니까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수 있고, 또 그런 것을 나진 선봉에 어떻게 결합을 시킬까 하는 생각도 가질 수 있지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핵 문제로 인한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천안함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이렇다 할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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